본문 바로가기

출판내용 중 일부

최강현 원장이 직접 만나본 위기의 부부들 이야기- 무시. 비난

최강현 원장이 직접 만나본 위기의 부부들 이야기

CASE 7

무시. 비난

 

배우자에게 무시당하는 것처럼 큰 상처도 없다.

특히 남자의 경우 이유를 막론하고 자존심이 무너지면

아내에 대한 사랑마저 무너지게 된다.

부부의 행복을 위해서는 서로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게 중요하다.

 

남편을 ‘병신’이라 부르는 아내

♂김경진(65년생, 가명) ♀정순영(65년생, 가명)

결혼 19년차

He said...

쪾남편을 늘 ‘야’, ‘병신’이라고 부르는 아내쪾심각한 낭비벽

쪾자녀에게까지 아빠를 ‘병신’이라 부르게 함

쪾시부모에게도 함부로 하는 아내

저와 아내는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연인 사이로 급진전했습니다. 어렸을 때 알던 사이라 그런지 더 빨리 가까워졌고 양가 부모님도 결혼을 재촉하셔서 사귄 지 44일 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나이가 같고 동창이라 사귀는 동안에 아내는 저에게 이름 대신 ‘야’라는 호칭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게다가 자기주장도 강해 싸움도 잦았는데 이때마다 아내는 듣기 거북할 정도로 욕설을 해댔습니다. 그때만 해도 결혼하면 고치겠다고 약속을 했던 터라 믿고 결혼을 했죠. 하지만 결혼 후에도 달라지는 게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심해져 저를 ‘병신아’라고 부르더군요. 언제나 ‘이 병신아, 잘 좀 해라’, ‘병신 새끼, 네가 알아서 해’ 식으로 부부 사이에서는 절대 쓸 수 없는 말을 하는 겁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어느 날 큰아이가 제게 “엄마는 왜 아빠한테 ‘저 방에 있는 새끼’라고 해요?”라고 묻더라고요. 저는 너무나 놀라서 아이에게 잘못 들은 거라고 둘러댔지만 아이는 “아니에요. 엄마한테 아빠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항상 ‘저 방에 있는 새끼 얘긴 꺼내지도 마. 지지리 못난 새끼야’라고 한단 말이에요”라고 말해 충격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아이들과 놀고 있으면 아내는 “병신 새끼가 놀고 있네. 아빠라고도 부르지 마”라고 하면서 아이들과 저를 떼어놓았습니다.

아내의 이런 상식 밖의 행동은 저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습니다. 결혼 후 아내는 시댁에 찾아가기는커녕 안부 전화 한 통 한 적이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댁 행사에 가게 되면 억지로 끌려온 걸 드러내기라도 하듯 불쾌한 표정과 말투로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한번은 제 어머니가 결혼 5년 만에 생긴 손자가 보고 싶다며 시댁에 놀러오라고 했더니 아내는 “내 새끼 내가 알아서 키울 건데 노인네들이 왜 이래라저래라 하는지 모르겠네. 손자 보고 싶으면 직접 와서 보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고 해”라며 어른들의 청을 무시해버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내는 전업주부임에도 사치가 심했습니다. 결혼 준비와 신혼집 장만으로 경제적 여유가 전혀 없었는데도 굳이 필요치 않은 고가의 피아노를 저와 상의도 없이 구입하고, 아이가 아직 있지도 않은데 비싼 아동전집을 사는 등 불필요한 소비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절약하자고 말하면 “돈이나 많이 벌면서 그런 소릴 하면 밉지나 않지.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뭘 아껴? 많이 쓸 때도 있고 적게 쓸 때도 있는 거지. 돈이나 더 벌어오든가”라며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아무런 소득도 없는 아내는 1년에 3000만 원 이상 카드를 사용해 연말정산 때 직장 동료들이 놀라기까지 했습니다.

현재 아내와 저는 2003년부터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그저 한집에 같이 살고 있을 뿐 전혀 부부로서의 관계가 없습니다. 더 이상 무시당하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과거 이혼 경력을 트집 잡는 아내

♂박용배(74년생, 가명) ♀안현진(80년생, 가명)

결혼 7년차

He said...

쪾싸울 때마다 이혼 경력 들먹이는 아내

쪾야근을 하면 다른 여자나 전처를 만난다고 의심함

사촌 누나의 소개로 2004년 12월에 아내를 만나 3개월 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저는 7년 전 이혼한 경험이 있어 소개받는 걸 망설였는데, 사촌 누나가 이미 아내 쪽에 이혼 사실을 알렸고 이해한다고 했다기에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전처 사이에 아이도 없고 결혼 기간이 길지 않아 상관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한 뒤 작은 말다툼이 생기면 늘 제 과거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혼이나 당하는 주제에’라든가 ‘네가 그러니까 이혼을 당했지’ 식으로 제 과거를 비꼬는 투로 저를 무시하곤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지랄하고 있네’, ‘쓰레기 같은 인간’ 등의 폭언과 함께 주먹질, 발길질을 해댔습니다. 심지어 칼을 들고 위협해 집 밖으로 피신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 아내는 한 번 화가 나면 눈에 뵈는 게 없는 듯 전혀 딴 사람으로 돌변합니다.

게다가 툭하면 “아직 전처 만나고 있지?”라며 의심을 했습니다. 한번은 일이 많아 사무실에서 밤샘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미리 아내에게 말을 해두었고요. 밤을 새운 다음 날 아침 아내에게 전화가 왔는데 깜박 잠이 들어 못 받아서 오후에 전화를 했더니 대뜸 ‘어느 년이랑 같이 있었냐, 혹시 예전 마누라랑 있냐’며 소리를 지르더군요. 분명 일 때문에 사무실에서 밤을 새운다고 말했는데도 아내는 혹시 제가 전처와 같이 있는 게 아닌가 싶어 한숨도 못 잤다는 겁니다. 게다가 잠시 뒤 장모님까지 전화를 해서 ‘어떤 여자와 같이 있었는지 자네 회사에 가서 확인해보겠다’며 으름장을 놓더군요. 매일 저녁 퇴근해 집에 가면 제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게 아내의 일과 중 하나입니다. 전 이혼 후 전처와 단 한 번도 연락을 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자꾸 이렇게 의심을 하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말도 못합니다.

 

She said...

결혼 일주일 전 이혼 사실을 밝힌 남편

잦은 외박으로 가정 유지가 힘듦

지인을 통해 남편을 소개받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남편의 이혼 경력에 대해 들은 바가 없었습니다.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죠. 그러던 중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남편이 이혼 사실을 말하더군요. 너무 혼란스럽고 갈등이 되었지만 이미 결혼이 코앞에 다가왔기에 마음을 추스르고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자신의 이혼 경력에 자격지심이 있다는 겁니다. 부부싸움이라도 하게 되면 ‘내가 이혼했다고 무시하는 거냐’, ‘너도 이혼녀 될래? 난 이미 한 번 이혼해서 두 번 해도 겁날 것 없다’ 식으로 말하곤 했습니다. 저는 한 번도 남편의 과거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는데 스스로 과거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에게 제대로 불만을 말해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남편은 외박도 잦았습니다. 새벽이 되도록 집에 오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어떤 여자가 대신 받는 거예요. 남편을 바꿔달라고 하자 그 여자는 남편이 나와 이혼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하니 그만 남편을 놓아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어찌나 황당한지 화도 나지 않더군요. 그런데도 남편은 왜 이렇게 당당한지 모르겠습니다.

 

최강현 원장의 Solution

부부 사이에서 배우자를 무시하는 행동은 상대에 대한 존중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례는 특히 동갑내기 부부에서 많이 나타나는데요. 아무래도 친구 사이였던 터라 서로 반말을 쓰다 보니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부부 사이의 호칭은 ‘00씨’, ‘여보’ 정도가 좋습니다. 동갑내기 부부라도 예전 부부들은 ‘여보, 당신’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요즘 부부들은 그 호칭이 어색하다는 이유로 ‘야’, ‘너’라고 부르곤 합니다. 서로 편하고 가깝기 때문이지만 이는 매우 나쁜 언어 습관입니다.

반드시 존댓말을 사용하는 부부가 좋다는 게 아닙니다. 반말을 사용하는 부부도 장점이 있습니다. 서로 격이 없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이기 때문에 대화가 편하고 감추는 것 없이 솔직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니까요. 문제는 부부싸움이 시작됐을 때입니다. 평소에는 친근하게 들리던 반말이 싸움이 시작되면 바로 욕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간의 가장 좋은 모습이 ‘친구 같은 부부’지만 그렇다고 예의 없이 행동하라는 건 아닙니다. 특히 부부의 말투는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부모가 서로 반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존댓말을 하라고 시킨다면 과연 잘 따를까요? 온종일 듣는 게 반말이고 상스러운 말뿐인데 말이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부부간의 대화법은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말에서 마음이 비롯된다고 합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진다는 뜻이죠. 배우자에게 ‘막말’을 하게 되면 당연히 마음도 막 대하게 될 것이고, 예의 있는 말을 하면 마음도 예의를 갖추게 마련입니다. 부부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다면 지금 당장 호칭부터 바꿔보세요. 배우자를 대하는 마음부터 달라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