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조정에도 노하우가 있다” 부부행복연구원 최강현 원장 | ||||||||
| “빈말이라도 ‘내 남편이 최고야’ 하면 정말 최고의 남편이 될 거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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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이혼 관련 뉴스, 갈수록 높아만 가는 이혼율에 어느새 무덤덤해졌다. 자그마치 1천 쌍의 부부에게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고 말한 가사조정위원 최강현 원장은 이혼 직전의 부부를 보면 ‘부부는 남남’이란 말을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고 한다. 부부 갈등의 해법을 찾으려면 불화의 원인부터 차근차근 살필 필요가 있다.
‘부부행복전도사’로 불리는 최강현 원장(46)은 6년 전 부부행복연구원을 설립, 많은 부부들의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의정부지방법원 가사조정위원, 인구보건복지협회 교육원 교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국내 최초의 결혼 서바이벌 프로그램 ‘세기의 커플’ 심사위원 등 각종 부부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제각각인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는 일이니만큼 이혼에도 수많은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최 원장은 3년간 1천여 쌍의 이혼 위기의 부부를 만나며 그들이 처한 이혼 사유를 아홉 가지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성(性)과 성격 차이, 생활고, 외도, 고부 갈등, 종교, 가정 폭력, 무시, 무관심, 술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추리고 추린 30여 사례를 보면 ‘조금 더 일찍 문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이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부부행복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계기도 아내와 남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혼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요. 가정법원에서 만나지 않고 상담소에서 만났더라면 해결 가능했을 경우가 많았어요. 얼마나 안타까운지 몰라요. 제가 남성이다 보니 남성의 입장에서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양성평등이 지난 10여 년간 뚜렷한 흐름을 보이면서 여성의 의식은 저만큼 앞서가는데 남성은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요. 앞서가는 법제도 때문에 오히려 반감을 사는 경우도 있고요. 조금 더 참고 기다려준다면 남편들도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남편들을 교육하는 일에 힘쓸 거고요.” 가정법원에 찾아간다고 바로 이혼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4주간의 조정기간을 거쳐야 한다. 서로 마음이 돌아설 대로 돌아선 상태지만 이 기간 동안 극적으로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최 원장이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는 남편이 바뀌어야 함을 역설한다. 젊었을 때는 덜하지만, 노년에 이혼을 당한 남자들이 얼마나 쓸쓸하고 처량하게 여생을 보내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부인이 얘기를 하면 잘 들어주세요. 여성에게는 대화를 통해 친밀함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쓸데없는’ 소리는 없습니다. ‘결론이 뭐냐’라고 묻거나 도중에 끊지도 마시고요. 애정표현 결핍증도 고쳐야 해요. 회사에서 만나는 여직원한테는 ‘예쁜 옷 입었네’라고 칭찬하면서 왜 정작 중요한 아내에게는 안 하나요? 말을 안 하는데 아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남편이 행복해지면 아내가 행복하고, 아내가 행복해지면 남편도 행복하다. 최 원장은 그 열쇠를 가사노동의 분담에서 찾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듯 누가 살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부분을 나눠서 하는지가 가정 행복의 바로미터와도 같다. “남편들에게는 가사분담을 안 하면 나중에 황혼이혼당한다고 얘기해줍니다. 연배 지긋하신 분들 보면 여자들은 이혼하고도 잘 사는데 남자들은 너무 비참하고 피폐해요. 콩나물무침 하나 하려고 해도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몰라요. 손 하나 까딱 안 하다가 그게 쉬울까요? 노년에 행복해지려면 아내가 건강할 수 있게 보살피라고 강조합니다. 제가 남자여서 그런지 제 말이 효과가 있어요. ‘아내가 없어져봐야 그 소중함을 알 거냐’라고 하면 알아듣더라고요. 덕분에 철마다 과일 보내오는 팬도 생겼고요.” 반면 아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이다. 적어도 남이 아닌 가족에게 있어서 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은 남성의 자존심만 세워주어도 아내는 편하게 지낼 수 있단다. “요즘 존경할 만한 남성이 드물긴 해요. 존경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인정만 해줘도 행복합니다. 남편에게 부탁할 때도 ‘나 좀 힘든데 물건 좀 옮겨줄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해야 남편도 기꺼이 해줄 맛이 납니다. 빈말이라도 ‘내 남편이 최고야’라고 하면 정말 최고의 남편이 될 거예요.” 잉꼬부부는 침대에서부터 부부관계에서 성격 차이라고 일컫는 문제의 대부분이 실은 성(性) 문제일 거라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부부의 금실을 좌우하는 것이 잠자리가 아닐까. 이를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성생활은 부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해소가 되기도 한다. “자신이 좋다고 해서 부인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충격적인 일이 있었어요. 50대 후반의 부부인데 남편이 술에 취해 새벽에 귀가할 때마다 반강제적으로 부부관계를 가졌다고 해요. 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의무감으로 그랬다’라고 하더라고요. 이혼 직전까지 갔었지만 세 차례의 상담 끝에 지금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존중과 배려 없는 일방적인 성관계는 강간과 다를 바가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부인을 흉기로 찌르고 강제로 성관계를 한 사례를 부부강간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도 1980년대부터 “혼인증명서가 면책특권을 갖고 아내를 강간하는 자격증일 수 없다. 기혼 여성도 미혼 여성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권리를 지닌다”라며 부부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를 따르는 추세다. “부부강간은 심각한 문제라는 걸 알아야 해요. 남편이 원해도 아내의 동의가 있어야 된다는 교육이 필요해요. 다만 무조건적인 잠자리 거부도 이혼 사유가 됩니다. 아이 때문에 잠자리가 신경 쓰인다면 서구에서처럼 일찍부터 아이를 따로 재우거나 부모님이 가까이 계시면 아이를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도록 노력해보세요.” 최 원장이 제안하는 부부 잠자리 원칙은, 의사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랑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처럼 잠자리를 하기 싫은 이유도 표현을 해야 상대방이 알 수 있다. 남편이 원해도 잠자리가 싫다면 거부 의사를 정중히 표현하되 그 이유를 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오늘은 큰아이가 보채서 종일 신경을 썼더니 많이 피곤해요”, “내일 좋은 시간 가져요,” “다음에 행복하게 해줄게” 하는 식이다.
모 국회의원 보좌관직을 2년간 역임하고 다방면에 경험이 있는 최 원장은 전면적인 부부 교육, 아버지 역할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여성의 의식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남편들을 위한 교육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부부 사이가 좋으면 기업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이혼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사회가 감당해야 할 천문학적인 이혼 비용도 줄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건강한 가정, 건강한 부부관계가 생산성까지 높여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작년에 30만 쌍이 결혼하고 그중 10만 쌍이 이혼했다는 통계가 있어요. 자녀가 없는 부부가 45%, 결혼 후 5년 미만 이혼이 27%, 황혼이혼이 25% 정도 됩니다. 예비 신혼 교육이 절실해요. 요즘은 애정보다 스펙을 따져보고 결혼하기 때문에 서로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요. 결혼 전에는 혼수 준비에 에너지를 뺏기고 막상 결혼 후에는 하룻밤도 못 지내고 헤어지는 커플이 꽤 많아요.” 최 원장은 이어지는 강연 요청으로 바쁜 가운데 교사인 아내를 위해 가사 분담을 해왔단다. 담배 피우러 나갈 때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청소도 나눠서 하고, 이부자리도 스스로 갠다. 하지만 단 한가지 요리만은 해놓아도 가족이 먹지를 않아 엄두를 못 내고 있단다. “싸울 시간이 없어요. 아내가 해준 밥을 먹고 감사히 먹었다는 표현만 해도, 최소한 밥 굶을 일은 없을 겁니다. 저는 10년째 기념일마다 아내가 다니는 학교로 꽃을 보내요. 직원들이 보는 데서 꽃을 받으니까 얼마나 좋겠어요. 몇 만원의 효과로 2주 동안 행복해요. 아내는 꽃 대신 돈으로 달라고는 하는데(웃음), 마음이 담긴 선물을 좋아하는 게 여자 아닌가요?” 또 그는 법률로 보장되는 결혼의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고 한다. 법률혼뿐만 아니라 사실혼도 부부관계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더 많은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단다. 4주 후에 만나도 달라지지 않는 부부를 볼 때면 안타깝지만 사람들을 바꿔나가고 행복한 가정을 위해 애쓰는 일이라 보람도 크다. 최 원장의 말처럼 서로 좀 더 아껴주고 입장 바꿔 생각한다면 부부의 행복, 멀지만은 않을 것 같다.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이주석 ■참고 서적 /「넌 웬수랑 사니? 난 애인이랑 산다!」(최강현 저, 조선앤북) ■장소협찬 / 리얼커피(02-333-3637) ⓒ 레이디경향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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