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현 원장이 직접 만나본 위기의 부부들 이야기
CASE 1
성격 & 성적 차이
유명인 커플이 결별한 뒤 나오는 기사를 보면 원인이 ‘성격 차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진짜 성격 차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성적(性的) 차이’가 더 큰 요인일 거라고 말들 한다.
실제로 부부에게 있어 ‘성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성적’ 관계다.
성격이든 성적이든 둘 다 차이가 있다면 부부 사이는 하루도 편치 않을 것이다.
결혼식 이후 부부관계 단 한 차례뿐
♂이영철(74년생, 가명) ♀하진영(78년생, 가명)
결혼 2년차
He said...
쪾스킨십과 잠자리를 거부하는 아내에 대한 불만
쪾아내의 잦은 외박
쪾현재 아내는 5000만 원 상당의 패물을 가지고 가출
저는 결혼 2년차로 친누나 소개로 아내를 만나 9개월간 교제한 뒤 결혼했습니다. 당시 아내는 누나의 아들인 제 조카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평소 아내를 좋게 봤던 누나가 소개를 한 겁니다.
연애를 하면서 큰 싸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내는 스킨십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손이라도 잡으려고 하면 ‘손에 땀나는 게 싫다. 남들처럼 그렇게 스킨십을 해야 하는 거냐’며 거부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쑥스러워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살고 있던 오피스텔 계약이 결혼 3개월을 앞두고 만료가 돼 따로 방을 얻는 것도 번거로워 미리 장만한 신혼집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결혼도 약속한 상태라 아내와 단둘이 그 아파트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아내는 ‘피곤해서 잠을 자야겠다’, ‘빨리 집에 가라’며 저와 함께 있는 걸 꺼려했습니다. 게다가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도 아내는 저와 보내기보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함께 있기를 거부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모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결혼 전이니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하지만 결혼한 뒤에도 아내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혼 이후 딱 한 번 잠자리를 했을 뿐입니다. 신혼여행 때도 아내는 ‘긴 여정으로 피곤하고 마침 생리기간 중이니 건드리지 마라’며 등을 돌리고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술기운을 빌려 겨우 잠자리를 가졌으나 아내는 ‘아프다’며 금세 저를 밀어냈습니다. 그것이 저와 아내의 처음이자 마지막 잠자리였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아내의 잠자리 거부는 계속됐습니다. 누구와 같이 방을 쓰는 게 불편하다는 이유로 각방 쓰기를 고집했고 심지어 외박도 잦았습니다. 걸핏하면 ‘찜질방이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간다’ 등 갖가지 이유로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제가 혼인신고를 하자고 하면 아내는 ‘어떻게 살아보지도 않고 인생을 쉽게 결정하느냐’며 화를 내면서 계속 거절해왔습니다.
도저히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결혼 6개월 만에 이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후 아내는 결혼할 때 받은 5000만 원 상당의 패물을 가지고 집을 나간 상태입니다.
She said...
쪾남편의 일방적인 잠자리 요구
쪾잦은 외박
우리 부부가 잠자리를 많이 갖지 않았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편의 말대로 딱 한 번 이외에 관계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저는 부부 사이의 잠자리는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항상 막무가내로 잠자리를 요구했어요. 제 기분이나 컨디션이 어떤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욕구만 해결하려고 달려들더군요.
결혼 전부터 남편은 잠자리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저 하고 싶다고만 말할 뿐 저를 전혀 흥분시키지 않은 채 자꾸 침대로 데려가려고만 하더라고요. 세상에 어떤 여자가 그런 잠자리를 원할까요?
제가 섹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에요. 남편이 저를 흥분시킨 상황에서 섹스를 시도했다면 제가 잠자리를 이토록 거절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남편은 제가 잦은 외박을 했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남편이 더 잦았습니다. 특히 제가 잠자리를 거부한 날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진짜 짜증난다. 나랑 왜 결혼했냐’며 불만을 터트리고는 밖에 나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나가서 뭘 했을까요? 다음 날 들어온 남편은 심지어 속옷도 제대로 입고 오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남편과의 잠자리가 더욱 싫어졌습니다.
처가 식구 앞에서 ‘잠자리 때문에’ 이혼하겠다는 남편
♀이혜숙(76년생, 가명) ♂김진규(70년생, 가명)
결혼 5년차
She said...
쪾자기만족으로 잠자리를 끝내버리는 남편
쪾처가에 대한 무관심과 상식 이하의 행동
쪾결혼 후 돌변한 태도
남편과는 2005년 고향 선후배들과 강원도 속초로 여름휴가를 갔다가 같은 민박집에 머물면서 만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술자리를 갖게 됐고 함께 서울로 올라온 뒤 연락처를 따로 주고받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6개월 정도 교제했을 때 남편은 ‘8년 사귀고 결혼한 아내가 암에 걸려 사별했다’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과거가 있다는 사실에 황당했지만 아이도 없고 사별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반대하신 친정 부모님께도 ‘전 부인을 병으로 잃었으니 나한테 얼마나 잘하겠느냐’는 말로 오랜 기간 설득한 끝에 결혼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애하는 동안 더없이 자상했던 남편이 결혼 한 달 만에 변해버렸습니다. 마치 저를 의심하듯 생활비로 100만 원만 달랑 주고 자신의 급여명세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여달라고 하면 ‘별걸 다 참견한다’며 화만 내더군요.
무엇보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에서 참을 수 없었던 건 남편이 지나치게 부부관계에 집착하는 거였어요. 남편은 잠자리 횟수에 유난히 집착했는데, 그저 ‘여러 번’, ‘많이’만 하면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항상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와 막무가내로 ‘하자’고 하면 저는 조용히 응해야 하는 기계적인 성관계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조금만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저질 체력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습니다. 아무런 대화나 교감 없이 그저 일방적으로 당하는 성관계는 저에게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부담스러운 관계를 갖다 보니 냉이 많아지고 냄새도 심하게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일방적인 부부관계를 마친 남편이 “자기 거기서 냄새가 얼마나 심하게 나는지 알아? 내 참 더러워서”라는 말을 내뱉어 저는 여자로서 너무나 큰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또한 남편은 제 친정 식구에 대한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입니다. 결혼 후 한 번도 처가에 간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안부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가장 충격을 받았던 일은 친정어머니의 팔순 생신 때 보인 남편의 행태입니다. 친정아버지가 ‘팔순이 다 된 네 엄마가 직접 생일상을 차려야 하겠냐. 네가 좀 내려오너라’ 하셔서 저는 남편에게 함께 내려가자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가려면 혼자 가라’며 차갑게 거절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친정집에 내려갔습니다. 대신 생신날 전화라도 한 통 해달라고 했건만 남편은 전화는 고사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2차, 3차까지 술을 마시느라 연락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섭섭하셨던지 남편에게 주말에라도 내려오라고 하셨지만 남편은 오지 않았을뿐더러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화가 나신 부모님이 결국 저와 함께 올라오셨는데 남편은 현관문조차 열어주지 않더군요. 제가 ‘부모님도 오셨으니 일단 문이라도 좀 열어달라’고 했더니 남편은 ‘할 말 없으니 돌아가라. 내가 내 집에 다른 사람 들이기 싫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억지를 부렸습니다.
결국 시부모님까지 온 뒤에야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마치 남편은 제 친정 부모님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리를 꼬고 앉아 ‘나는 잘하려고 하는데 두 분 딸이 너무 노력하지 않아 곧 이혼하려고 한다. 지금은 같이 있고 싶지도 않으니 딸을 데려가라’며 어이없는 말을 했습니다. 이혼하려는 이유를 묻자 남편은 ‘잠자리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잠자리도 같이 흥이 나서 해야 하는데 나무토막이랑 자는 것 같다’는 상식 이하의 말을 해 부모님께서 무척 민망해하셨습니다.
너무나 지저분한 아내
♂유진형(64년생, 가명) ♀김호정(74년생, 가명)
결혼 17년차
He said...
쪾씻지 않는 아내
홈쇼핑 중독으로 인한 생활고
저와 아내는 사내 커플이었습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져 교제하게 됐고 결혼까지 했습니다. 사귀는 동안에는 잘 몰랐는데 결혼 후 가장 놀란 것은 아내가 ‘너무 지저분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내는 무척이나 게으른 성격으로 청소나 정리정돈을 거의 하지 않더군요. 집 안 곳곳에 먼지가 쌓여 있고 설거지도 한참을 쌓아둔 뒤 저녁때가 돼서야 겨우 하는 정도입니다. 집 안이 지저분하다 보니 큰딸은 먼지 알레르기로 고생하고, 작은아이는 코감기며 목감기를 달고 살아 안쓰럽기만 합니다. 게다가 아내는 잘 씻지도 않아 함께 잠자리에 들기 거북할 때도 있습니다. 어쩌다 목욕이라도 하면 욕실에 온통 머리카락이 흩어져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엄마의 이런 모습 때문인지 아이들도 자기 방 정리 하나 제대로 하지 않고 잘 씻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아내는 사치도 너무 심합니다. 우리 둘 다 회사에 다닐 때는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맞벌이를 해서 조금 나아졌지만 한동안 저 혼자 외벌이를 하다 보니 생활비에 항상 쪼들렸습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무리하게 아이들 과외를 시키고, 인터넷 쇼핑에 빠져 수시로 택배 물건이 배달됐습니다. 저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점심도 가장 싼 것을 찾아 먹는데, 아내는 아무렇지 않게 몇만 원짜리 점심을 사 먹으며 당당하게 제 카드를 긁더군요. 세탁기도 어느 정도 빨래가 쌓였을 때 돌리면 될 텐데 몇 개 되지도 않는 옷가지를 수시로 돌려대고, 에어컨도 하루 종일 틀어놔 전기료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릅니다.
지난 수년간 아내에게 제발 좀 고치라며 당부하고 또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 순간만 모면하기 위해 ‘알았다’고 말할 뿐 전혀 고칠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청소 잘하고 깔끔한 여자랑 결혼하지 왜 나랑 했냐’며 소리를 질러대곤 합니다. 저로서는 아내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병적으로 성관계에 집착하는 남편
♂하말자(52년생, 가명) ♀이창식(48년생, 가명)
결혼 40년차
She said...
쪾부부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남편
쪾습관적인 손찌검
우리 부부는 양가 부모님끼리 친분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맞선을 보고 결혼까지 했습니다. 연애 기간이 길지 않다 보니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어요. 결혼 후 남편과 가장 맞지 않았던 게 부부관계였습니다. 남편이 어찌나 잠자리에 집착하던지 신혼 때는 하루에도 수차례 관계를 요구했고, 나이를 먹은 지금도 제 뜻과는 상관없이 부부관계를 원했습니다. 자기 요구를 거부하기라도 하면 뺨을 때리며 강제로 부부관계를 해서 저는 늘 수치심을 느껴야 했죠. 심지어 저희 친정 친척 분이 돌아가셔서 제가 슬픔에 잠겨 밥도 못 먹는 상황인데도 남편은 어김없이 성관계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남편은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유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남편은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부모님끼리 친해서 그냥 결혼한 거다’라며 저를 괄시해 결혼생활 내내 단 한 번도 여인으로서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남편의 습관적인 폭행은 일주일에도 수차례 반복되었습니다. 어린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도 제게 칼을 들이대고 죽이겠다는 협박을 했을 정도였어요. 한번은 자기 분을 참지 못한 남편이 살림살이를 깨부수며 난동을 부려 겁에 질린 아이들이 경찰에 신고를 한 적도 있습니다.
현재 저는 오랜 세월 당한 남편의 폭언과 폭력으로 인해 가슴에 피멍이 들대로 들어 심신이 지쳐 있고 심리적인 불안감 탓에 대인기피증과 불면증까지 앓게 되어 사회생활이 어려운 지경입니다.
He said...
잠자리 거부하는 아내
사소한 부부싸움에 감정 조절 못하고 자해
아내는 제게 잠자리에 너무 집착한다며 늘 싫은 소리를 하는데 다른 부부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신혼 초에는 애정표현을 많이 하다 보니 좀더 자주 요구했을 수 있지만 아내가 거부하는데 강제로 시도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지나치게 부부관계를 싫어했습니다. 저와 한 공간에 있는 것조차 싫다며 거실에 나가 자곤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니 방에 들어가서 자자’고 말하면 ‘꼭 잠자리를 해야 부부냐’며 제 자존심을 깎아내렸습니다.
부부싸움도 당연히 했습니다. 간혹 제가 욱해서 큰 소리도 치고 욕도 했습니다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에 아내는 ‘네까짓 게’, ‘능력도 없는 인간’이라며 모욕적인 말을 해대면서 제가 그만하자고 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손에 잡히는 대로 잡아 뜯고 할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를 벽에 박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식칼을 들고 죽어버리겠다고 하는 등 사소한 부부싸움을 매번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내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여행을 보내주기도 하고 친정에 가 있게 하면서 저 혼자 회사일과 집안일을 다 책임지며 지냈습니다.
경찰이 출동한 날도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내는 평소에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아서 퇴근하고 귀가하면 집 안이 엉망이었습니다. 그날도 너무 힘들게 일을 하고 들어왔는데 집 안이 난장판이길래 아내와 큰딸에게 한마디 했더니 큰딸이 소리를 지르며 대드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너무나 화가 나서 목 부위를 가볍게 때렸는데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더군요. 자식이 대드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그 모습을 그저 옆에서 바라보며 오히려 잘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아내도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최강현 원장의 Solution
결혼제도는 동거 의무와 부부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결혼을 해서 건강한 부부관계를 통해 자녀를 낳고 가족을 이루는 것이죠. 따라서 특별한 사유 없이 부부관계를 피하는 것은 민법 840조의 이혼 요건 중 특별한 사유에 해당되므로 당사자가 원인을 파악해 원만한 부부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영철·하진영 부부의 경우 계속적인 아내의 잠자리 거부가 이혼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럴 때는 커플이 함께 상담치료를 통해 아내가 스킨십을 피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부부 사이를 개선시켜야 했으나 이 타이밍을 놓친 결과입니다.
이들처럼 섹스리스 부부 증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섹스리스란 부부가 한 달에 1회 미만의 부부관계를 갖는 경우를 말합니다. 기질적 원인으로는 성교통, 불감증, 섹스불쾌증, 질경련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심리적 이유는 과거 남성에 대한 부정적 기억(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있습니다. 이는 상담을 통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의 일방적인 시도로 인해 생기는 성교통이 문제인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아내가 남편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성경험이 많아 보일까 싶어 걱정하느라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지 않으면 본인의 즐거움은 물론 남편도 냉담한 아내의 반응에 성관계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되었으니 애무를 좀더 해달라든가, 난 여기를 이렇게 해줄 때가 좋다든가 하는 식의 대화는 부부 사이에 당연히 주고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성교통이나 불감증은 우선 신체적인 문제를 진단해 염증이라든가 각종 성인병 등의 신체 질환인 경우 그에 맞는 치료부터 선행되어야 합니다. 반면에 특별한 신체적 문제가 없는데도 문제가 지속된다면 부부가 각각 또는 함께 상담을 받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 해소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점진적인 성관계 시도로 해법을 찾는 게 바람직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성테라피’입니다. 성테라피는 우선 자신의 느낌을 가장 쉽게 잘 따라갈 수 있는 자위행위부터 시도합니다. 간혹 자위를 불편하게 여기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여성 전문가가 하나하나 방법을 가르쳐주며 자위행위의 즐거움과 극치감을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일단 몇 번의 오르가슴을 느끼고 환자가 충분히 익숙하다고 느낄 때 관계가 개선된 배우자의 손이나 애무를 통해 자위와 비슷한 느낌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떤 날은 좋았다가 어떤 날은 처음으로 되돌아갈 정도로 쉽지 않은 과정이므로 배우자의 끈기와 사랑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편과 함께 쾌감을 느끼는 데 익숙해지고 나면 직접적인 삽입 성교를 조심스레 시도하는데 이 역시 조금씩 깊게, 조금씩 오래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남편은 철저하게 아내의 허락과 반응을 살피는 인내가 따라야 합니다.
부부 사이의 성관계에도 ‘에티켓’이 필요합니다. 이혜숙·김진규 부부의 경우는 바로 이 에티켓이 부족해 생긴 마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편이 아내와 부부관계 중에 매너 없는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성습관을 반복적으로 해왔다면 무조건 참을 게 아니라 성(부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를 개선시켜야 했습니다만 습관이 반복되고 문제를 해결할 지혜가 없다 보니 부부관계가 멀어진 사례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직장 성교육과 상담을 강화하여 부부 에티켓, 성건강 관리, 부부대화법, 남녀의 차이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 부부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들 부부는 특히 남편이 지나치게 성관계 횟수에 집착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잠자리를 요구하다 보니 아내가 그 과정에서 신체적인 통증은 물론 성적인 수치심과 모멸감까지 느꼈죠.
사실 부부관계에 있어 횟수가 전부는 아닙니다. 남편이 이런 부분을 좀 간과한 것 같은데요. 많은 남성들은 관계하는 횟수와 시간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오래 하는 것으로 여성에게 만족감을 줬다는 성취감과 우월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입니다. 여성들은 성 만족도를 이야기할 때 횟수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자주, 오래’ 하는 것보다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는 ‘잠깐’이 여성들에게는 더 만족스러울 수 있지요.
대다수의 여성들은 부부의 성관계를 사랑의 확인이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표현이나 느낌이 가장 큰 전희의 역할을 하는 셈이죠. 그래서 서로의 성습관이나 서로가 만족하는 적당한 횟수와 체위 등을 솔직한 대화로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부부가 둘 다 좋고 즐거워지면 그때부터 합의하에 횟수를 늘려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부부관계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합니다. 남편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이런 일방적인 관계가 아내에게 심적·육체적으로 얼마나 큰 부담을 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한편 아내는 자신이 성관계에 너무 소극적인 건 아닌지, 또는 건강상 문제는 없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상담 내용 중 ‘회음부에서 냄새가 난다’는 언급이 있는데, 불쾌하기도 하겠지만 우선 치료부터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질염일 확률이 높은데요. 질염은 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성인병이 원인일 수도 있고, 준비되지 않은 성관계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부부간에 성적 불화가 더욱 쌓이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잠자리에 소극적이라는 것은 남편의 태도에 문제가 가장 큽니다. 간혹 남자들은 아내가 ‘무조건’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괴롭고 힘들면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 이는 곧 언제든 내가 원하면 성관계도 응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결혼제도의 근간인 부부 동거는 섹스를 전제하지만 상대의 동의가 중요합니다. 그런 과정을 생략하다 보니 부인은 남편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성욕만 해결하려 한다고 생각해 점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은 또 남편대로 아내가 의무적으로 성관계를 받아준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이런 생각이 지속되다 보면 여성의 불감증이나 남편의 외도 등 불행의 씨앗이 싹트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남편의 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오히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는 건데, 성적인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게 이혼 사유가 될까요?
아내는 부부간의 잠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부부관계가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엔 부족합니다. 재판상 이혼에 관하여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우리 법제이므로, 부부관계 불만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혹시 남편의 행동이 이혼 사유에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남편의 경우처럼 일방적인 성관계가 예전에 이슈가 되기도 했던 부부간 강간 행위에 포함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강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항거를 불능케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강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너무나 지저분한 아내’에 대한 불만을 가진 유진형·김호정 부부는 상대의 단점을 인정하는 법을 익혀야 할 듯싶습니다. 보통 부부들은 연애 시절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며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몰랐던 상대방의 단점이 하나 둘 눈에 띄게 되는데, 이 부부는 지저분하고 사치가 심한 부인의 쇼핑 중독으로 인해 부부싸움이 잦아진 사례입니다.
무엇보다 연애를 하면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외모나 조건보다 성실성이나 가치관의 조화 여부가 중요하며, 충분한 관찰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혼을 결정해야 합니다. 또 결혼 준비 기간 중에도 출산계획, 육아, 가사 분담, 경제 상황 등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야 하나 일반적으로 감정이 앞선 결혼과 혼수, 신혼여행 준비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게다가 결혼에 대한 예비 교육도 없다 보니 정작 결혼한 뒤 반복적인 부부싸움에 지치는 경우가 많지요.
부부 사이에는 중요한 것이 많습니다. 지켜야 할 에티켓도 분명 부부 사이가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배우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큼 부부간에 필요한 건 없는 듯합니다. 상대방의 단점을 비난하기 전에 자기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세요. ‘나는 단점 하나 없는 사람인가?’ ‘상대는 나에 대해 100% 만족할까?’ 잠깐이라도 이런 생각을 한다면 아마 배우자의 단점이 그리 크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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