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만난 위기의 부부들
JTBC <김국진의 현장 박치기> ‘공포의 시월드’ 편
case1
영화 <올가미> 속 시어머니와 살고 있어요!
결혼 전 예비 시어머니는 그야말로 천사 같으셨어요. 제가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었는데 매일 반찬도 해다 주시고 수시로 전화 통화도 하며 같이 목욕탕에 다닐 정도였죠. 재혼인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데는 시어머니의 영향이 컸습니다. 오죽하면 신혼여행도 ‘어머니랑 셋이서 갈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으니까요.
문제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부터였어요. 시어머니가 완전 악마로 돌변한 겁니다. 우선 저를 부르는 호칭부터 ‘야’로 바뀌더니, 남편은 ‘아가’라고 부르더군요. 명절 때는 최소 나흘 전부터 저를 집으로 불러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음식 만들기며 설거지며 거의 식모처럼 일을 시켰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었어요.
제가 정말 참을 수 없는 건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에 비밀이 없다는 거였죠. 남편은 그날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본이고, 저와 침대에서 나눈 대화까지 모두 이야기하더라고요. 신혼 초에 시어머니가 남편한테 ‘잠자리는 어땠냐?’고 물어볼 때부터 예상했어야 했는데…. 더 어처구니없는 건 집에서 시어머니와 남편이 거의 반나체로 생활한다는 겁니다. 시어머니는 가슴을 거의 드러내놓고 다니며 ‘네가 이 젖 먹고 살았다’고 말하고, 남편은 스스럼없이 시어머니의 가슴을 만져요. 시어머니는 화장실에서 소변볼 때도 문을 열어놓고 남편과 대화를 나눕니다. 정말이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뿐이에요.
남편의 이혼도 시어머니가 시켜서 한 것 같더라고요. 한번은 잠자리에서 남편이 제 뺨을 살짝 때리길래 저도 장난으로 살짝 쳤습니다. 그랬더니 불같이 화를 내면서 임신 중인 저한테 손찌검을 하고는 시댁으로 가버렸습니다. 저도 너무 화가 나서 두 달 정도 떨어져 지냈어요. 그러다가 아이를 생각해서 남편을 데려와야겠다 싶어 시댁에 갔는데 시어머니는 남편더러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더니 제게 온갖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내 금쪽같은 아들 너랑 이혼시킬 거다. 그리고 네가 좋아서 밴 네 새끼는 네가 키워라. 네가 한 나쁜 짓 그대로 너한테 돌아갈 거야. 어디서 너 같은 게 들어와서 내 아들 인생을 망쳐놔!” 하면서 당장 이혼하라며 난리를 치더군요. 남편은 그날 시어머니의 뜻대로 이혼을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case2
두 명의 시어머니한테 받는 스트레스
저는 지금 24세로 결혼한 지 8개월 됐는데요. 두 명의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나 고민스럽습니다. 남편을 낳아준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함께 사시는 새시어머니가 계시거든요. 그런데 남편의 친어머니는 다중인격이고, 새시어머니는 알코올중독자입니다.
남편의 친어머니와 첫 시작은 좋았습니다. 제 친정엄마와 따로 연락할 정도로 붙임성도 좋고 제게도 매우 잘해주셨어요.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버럭 화를 내고 잠시 뒤 다시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하는 등 하루에도 몇 번씩 성격이 돌변하시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새시어머니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결혼 전부터 술을 좋아하고 욕을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일을 하느라 주말마다 새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곤 했는데 갑자기 이제부터 데려오지 말라는 거예요. 당신이 마음 편히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하면서 말이죠. 언젠가 시댁에 제사가 있어서 갔더니 새시어머니는 이미 만취 상태였는데 아이를 봐주겠다며 데려가시더군요. 잠시 뒤 방에 가보니 아기를 눕혀놓고 총 쏘는 시늉을 하며 ‘죽어라, 죽어라’ 하시지 뭐예요. 이뿐 아니라 분유 온도를 잘못 맞춰서 아기 입천장이 다 까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속상하던지 아기한테 미안해서 한참을 울었어요. 그리고 종종 저를 벽으로 밀어붙이고 ‘나를 시어머니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시어머니 두 분도 문제지만 시아버지도 보통 문제가 아니에요. 결혼 전에는 제가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많이 따랐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폭언을 일삼으며 경제적으로 사람을 힘들게 했습니다. 현재 남편이 매달 100만 원 조금 넘게 벌어오는데 그중 50만 원을 월세로 내고 있어요. 집안 형편이 이런데도 시아버지가 남편 명의로 최신 휴대전화를 구입해 생활비를 통신비로 날린 적도 있고, 임신 중에 친정 부모님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사 먹으라며 보내준 돈을 몽땅 써버린 적도 있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저는 현재 신장염을 앓고 있고 화병까지 얻은 상태입니다.
case3
내겐 너무 먼 시어머니
결혼한 지 27년이나 됐지만 저에게 시어머니는 너무나 어려운 존재입니다. 워낙 꼬장꼬장한 옛날 시어머니상이라 결코 친해질 수 없더군요. 제가 처음 시집간 날, 시댁 식구들은 ‘대가 세게 생겼네’, ‘남자들이 좋아하게 생겼네’, ‘낭비가 심해 보이네’ 등 달갑지 않는 말을 대놓고 했습니다.
결혼 후 처음 맞은 명절,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있었는데 재가 날아와 얼굴을 피했더니 시어머니는 ‘그걸 뭘 피하냐’며 불쏘시개로 엉덩이를 때리시더라고요. 또 시댁 식구들이 대화가 워낙 없다 보니 제가 조금만 얘기를 해도 종달새처럼 종알거린다며 제 얼굴에 물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20년째 새벽 5시에 전화해 ‘아범 바꿔라’ 해서 남편하고만 통화하고, 제가 아이를 낳았을 때도 올라와보지 않으셨죠. 또 저희 집에 오실 때마다 냉장고며 옷장 등을 뒤지며 트집을 잡으셨어요. 대부분 철 지난 옷인데도 ‘아비 등골 다 빼먹는다’며 비아냥거리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마음의 상처 때문인지 27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시어머니가 무섭고 눈을 못 맞추겠어요. 제가 왜 이 나이 되도록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최강현 원장의 Solution
부부 갈등의 원인 중 단골로 등장하는 게 고부갈등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장모와 사위가 갈등하는 장서갈등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가족관계 전문가로서 해법을 제시한다면 출가한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간섭을 자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자녀가 결혼과 동시에 가정을 꾸려 분가하면 자연스레 독립성이 존중되어야 하는데도 부모가 지나친 사랑과 과잉보호를 하는 게 문제의 원인입니다. 원칙적으로 결혼 이후에 부부가 우선해야 할 대상은 부모가 아닌 배우자이므로 부부일심동체의 원칙을 실천한다면 많은 고부·장서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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