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가꾸지 않는 아내 [남편이야기] 결혼한 지 3년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결혼생활 3년 동안 아내가 해주는 아침밥을 먹은 게 달랑 세 번뿐입니다. 자기 집에서 밥을 몇 번이나 먹었는지 기억하는 남편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저에게는 그만큼 드문 일이다 보니 기억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아내와 멀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내가 자신을 전혀 가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아이의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입니다. 저는 아내가 여자로 보이길 원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결혼 전부터 여러 번 말했는데, 아내는 결혼 후 너무나 변했습니다. 아마 결혼하고나서 새 옷을 한 번도 구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한마디로 거지 행색이 따로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자기를 치장하지 않는 것은 배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꾸만 밖으로 도는 건 어느 정도 아내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경제를 책임지지 않는 남편 [아내이야기] 저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됐습니다. 남편은 제가 가꾸지 않는 것이 제 책임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의 여성 중 꾸미기를 싫어하는 여자가 있겠습니까?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비싼 옷도 사 입고, 피부 마사지도 받으며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돈이 있어야지요. 남편은 결혼 후 생활비를 준 적이 거의 없습니다. 남편이 월급을 가져오지 않아 아이 돌잔치도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서 치렀습니다. 각종 공과금과 대출금도 모두 제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심지어 남편은 저한테서 5만 원, 10만 원씩 돈을 받아가 술 마시는 데 썼습니다. 아이 분유값이 없어서 쩔쩔매고 있을 때도 남편은 명품 선글라스를 구입하는 등 한껏 멋을 부리며 술만 마시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제가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남편의 외도입니다. 제가 잘 꾸미지 않아 더 이상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 해도, 외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남편이 바람피우는 상대 여자는 미니홈피에 남편과 다정히 찍은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고 마치 부부처럼 행동합니다. 남편에게 따지기도 했지만 남편은 가끔 연락만 하는 사이라고 발뺌만 할 뿐입니다.
조범일(가명, 28세)·김지혜(가명, 25세) 부부 | 결혼 3년 차
-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스틸 컷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부족함으로 인해 생기는 갈망은 더 강해지고, 결국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강현 원장의 Solution
부부는 서로를 부양할 의무가 있습니다. 안정적인 가정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여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건 당연한 책무죠. 개인적인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무 이유 없이 가족을 방치하는 행위는 이혼 사유에 해당됩니다.
최근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이혼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결혼생활에 있어 ‘경제적’인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결혼 전에는 ‘사랑’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았지만, 막상 같이 살다 보면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게 많습니다. 결혼생활에서 ‘돈’이 없는 건 조금 불편한 일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이들은 대개 돈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실상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불편이 쌓이고 반복되다 보면 그것은 서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부족함으로 인해 생기는 갈망은 더 강해지고, 결국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 때문에 발생하는 싸움은 ‘막말’로 치달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부부간에 더 큰 상처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특히 “돈도 못 버는 주제에!”, “돈이라도 제대로 갖다주고 말해!”와 같이 배우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 오가기 때문에 매우 민감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하는 부부들을 보면 남편이 가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돈을 적게 버는 것과 아예 돈 벌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직장에 열심히 다니지만 워낙 월급이 적다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좀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길 수 없는 남편을 욕할 아내는 없습니다. 여기에는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기 몸이 힘들다거나, 적성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이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겁니다. 물론 일을 안 한다고 해서 다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최근에는 아내가 직장에 다니고,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이처럼 부부 사이에 역할 분담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남편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과 자녀를 돌보는 육아의 부담까지 아내에게 전가한다면 이는 분명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가정은 부부가 서로 힘을 합칠 때 운영되는 집단입니다. 부부는 결혼 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아내는 아내로서, 남편은 남편으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특히 남편은 가장으로서 가족 부양의 의무를 충실해야 합니다.
이 부부의 경우,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남편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아내와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라며, 아내 또한 여성성을 찾고 가꾸려는 노력을 하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강현 원장은… 비영리법인 부부행복연구원 원장, 제주 건강과 성박물관 관장, 의정부지법 가사조정위원, 경찰청 정책자문위원, 경찰대학교 외래교수, 경기대학교 AMP 지도교수, 대한성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BS <부모> 특강. MBN <황금알>. MBC <여성토론 위드>. <생방송 오늘아침>. KBS <여풍 당당>. <생생 정보통>. SBS <좋은 아침>에 출연중이며, 부부행복(부부소통) & 성교육 전문가로 2014' 기업교육 명강사로 선정 되어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명쾌하고 열정적인 강의로 인기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