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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내용 중 일부

" 최강현 원장의 부부행복 클리닉 ” 본문 : 오감으로 즐기는 종합 예술

" 최강현 원장의 부부행복 클리닉 ” 본문 : 오감으로 즐기는 종합 예술

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성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을 '수치'나 '외설' 등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버릇을 없앨 필요가 있다. 물론 성적 충동이 특정한 성감대 부분에서 가장 강하게 인식되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우리 몸 전체가 온통 성감대라고 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성은 육체나 정신 그 자체인 것이다. 섹스는 성기의 교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눈, 코, 귀, 가슴, 촉각 등 모든 감각 전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오감이 작동하면서 만지거나 더듬고 핥고 빨면서 쾌감을 맛보도록 되어 있다. 진정한 쾌감은 성교에 의한 것뿐만이 아니라 '애무(petting)'에서 오는 것이다.

성행위를 할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 분위기를 많이 탄다. 센스 있는 남자는 밤의 조명과 커튼 따위의 시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잔잔한 음악으로 무드를 잡으며, 거기에 걸맞은 와인이며 향수를 마련해 놓고 오감을 활용해서 그녀의 성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한다.

성감을 높이기 위해서 총동원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가? 에로틱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이용하여 성감을 높이고 그 황홀감을 더욱 크게 한다는 말이다. 이때 가지고 있는 감각기관은 모두 이용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모든 감각기관이 총동원된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하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저절로 된다.

성교는 두 사람이 마음속으로 성교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시작이다. 각자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면 감각의 변화가 시작된다. 남자에서 이것은 발기로 나타난다. 신경의 입장에서 보면, 발기는 자체를 계속시키는 성질이 있다. 혈액이 흘러들면 피부가 늘어나서, 그 자극이 흥분을 고조시킨다.

음핵과 질의 변화도 비슷한데, 처음에는 남자보다 흥분되는 속도가 느리고 나중에는 더 빨라지는 것이 다른 점이다. 키스하며 껴안으면 맛, 냄새, 시각, 청각, 촉각 모두가 서로 합해서 작용한다. 처음에는 이런 모든 감각들이 여기저기 퍼져 있는 것처럼 느끼지만, 나중에는 한 곳에 집중되어 느껴진다.

시각은 성의 즐거움에 한몫을 단단히 한다. 보이는 것, 보는 것 모두 즐거움을 준다. 둘이서 옷을 벗으며 서로의 몸을 바라보는 것도 흥분되는 일이다. 상대의 몸을 보고 성기를 보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다. 또 성행위가 진행되는데 따라 생기는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도 흥분되는 일이다. 벌거벗은 몸이 성행위를 하는 모습은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남자는 성교하기 직전에 벌거벗은 여자를 보기만 해도 매우 흥분된다.

남자가 일단 여자 가슴이 보내는 시각적 신호와 다른 육체적 정신 적 매력에 끌려 성적 접촉이 시작되면, 가슴 특유의 촉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격적인 성행위에 돌입하기 전 남자가 여자의 가슴을 입과 손으로 수없이 애무한다. 이를 통해 애무의 대상인 여자보다도 행위자인 남자가 더 흥분을 느끼는데, 아마도 여기에는 어떤 특별한 부가적인 자극 시스템이 작용한다.

성행위 중에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를 연출하는 것은 촉각이다. 몸과 몸이 마주 닿는 모든 것이 촉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몸의 촉각으로서 나를 느끼고 상대방을 느낀다. 페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것은 손과 혓바닥이다. 남자가 음핵을 검지 끝으로 살며시 건드린다면, 여자는 자기 기관에 손가락 끝이 닿는 것을 느낀다.

그때 부드럽고 예민한 혀가 동원 된다. 혀는 미각을 담당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의 행위를 이끌어가는 소중한 도구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음식 맛에 민감한 사람은 성에도 민감하고 적극적이기 마련이다. 그때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 생기고 음핵이 심장고동과 같이 뛰는 것을 느낀다.

성행위할 때는 맛과 냄새가 함께 작용한다. 키스할 때, 입술의 냄새, 짠듯한 맛, 입주위에서 나는 냄새(향수나 면도용 로션 등의 냄새와 합쳐서)는 흥분시키는데 한몫을 한다. 남자가 유방에 키스할 때, 피부에서 나는 냄새와 젖꼭지의 맛은 성감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한 가지 동작을 할 때 이런 모든 감각들을 다 느낄 수 있다면 만족감은 더 강하게 느껴질 것이다.
남자들은 애무할 때 유난히 여자의 가슴 부근에 얼굴을 파묻고 냄새를 맡는다.

성적 흥분이 고조되면 여자의 가슴은 몇 단계에 걸쳐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유두가 돌기하고 1cm 정도 길어진다. 가슴에 피가 몰리며 전체적인 크기가 최대 25%까지 커진다. 이처럼 가슴이 커지면 가슴 피부가 남자 파트너와의 신체 접촉에 더욱 민감해지고 더 잘 반응하게 된다.

이때 여자 가슴의 유두 근처에서 남자 파트너에게 보내는 아포크린샘이라는 향 신호가 나온다.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와 성기 부근에서 특별한 성적 자극을 일으키는 향이다. 비록 남자가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에로틱한 향을 보통 상태에서 의식할 수 없다 해도 무의식적 영향력을 지대하게 행사해 성적 흥분을 고조시킨다. 

이제 여자가 남자의 귀에 속삭인다고 가정하자. 새로운 감각기관이 가세하는 것이다. 소리가 함께 자극하면 남자는 더 흥분하고, 여자를 흥분시키려고 더 노력하게 된다. 조금씩 자극을 높여가다 보면 누구나 같은 정도로 성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상태를 일본의 성의학자 오바라 요시아키는 "여자의 생식기에서 점액이 분비되는 것은 성적 교섭 전에 남자가 얼마나 여자에게 성적 행동을 하느냐, 또는 여자는 남자에게 어느 정도의 감정적 친화성을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여자가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면 분비량이 증가해서 보다 원만한 성적활동이 가능해진다. 즉, 여자의 생식관은 마음에 드는 남자의 정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한다.

이때부터는 잔등, 궁둥이, 사타구니, 허리통, 목덜미, 젖꼭지, 귓불, 성기, 항문 등 모든 곳이 성감대가 되어 버린다. 여성의 보편적인 성감대는 가장 많이 알려진 곳으로 가슴(유두, 유륜)과 음모, 대음순, 소음순, 질, G반구, 음핵 등이다. 그리고 귀, 귓바퀴, 머리카락, 손, 손가락, 발, 발가락, 허벅지 안쪽, 목, 어깨, 겨드랑이, 무릎 뒷부분, 어깨 윗부분, 엉덩이 부위도 성감대가 된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성감대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곳은 성기 부분(음낭, 고환)이고, 그 밖에 목, 겨드랑이, 머리, 귀와 귓볼, 허벅지 안쪽, 엉덩이, 젖꼭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의 뇌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실도 밝혀주고 있다. 즉 행복은 단순히 불행의 부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뇌 속에 좋은 감정을 위한 고유의 회로를 지니고 있다. 이 회로를 통해 기쁨과 쾌락은 공포나 슬픔 같은 부정적인 느낌에 대항한다. 바람이 안개를 흩어버리듯이 우리는 바로 이 두 가지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우리의 삶을 좀 더 즐겁게 만들 수 있다.

성행위의 전희 과정에서 남자가 애무하는 여자의 신체 부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열 곳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분은 바로 입술이라고 한다. 가슴도 아니고 음부도 아닌, 입술이 성적으로 가장 민감하다는 것이다. 성행위의 후반부에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게 가장 확실하게 오르가슴에 이르는 방법이란 건 맞는 말 이지만, 보고서에서 면담을 한 여자들의 응답에 따르면, 전희 과정에서 성욕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건 입술에 대한 접촉이다.

여자의 코는 남자의 향기에 놀라울 만큼 민감하다. 1970년대의 한 연구 보고서는 침이나 땀, 피지, 정액 등 인체에서 분비되는 액체에 무려 200가지가 넘는 서로 다른 화합물이 있음을 확인했다. 한데 놀랍게도, 정기적으로 자주 성적 접촉을 하는 여자들은 성행위를 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남자의 수많은 향기를 코로 흡입함으로써, 그렇지 않은 여자들보다 훨씬 균형 잡힌 생리 기능을 갖출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여자들의 월경주기는 보다 규칙적이었고, 또 불임 문제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건 모두 코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성 행동을 관찰한 결과, 친밀한 성적 교감이 오가는 도중 귓불에 피가 모이고 부풀어 오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가 모이면 보통 때보다 자극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성행위 도중에 귓불을 어루만지거나 키스를 하고 혀로 핥을 경우 강한 자극을 받는 여자가 많다.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인디애나 성연구소의 킨제이와 그의 동료들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귀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가 있다.

발 또한 성적 흥분을 일으킬 수 있다. 발이 갑자기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성감대로 변신해 발을 애무하는 행위가 발의 주인과 그 주인의 연인에게 커다란 감흥을 준다. 이밖에도 여자의 발에는 상징적인 매력이 있다. 여자의 발가락을 입으로 빠는 행위는 남자에게 자신이 거대한 유두, 커다란 음핵, 혹은 여자의 혀를 빨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떤 이들은 여자의 발가락 이 유두, 음핵, 혹은 혀를 상징한다는 것이 억지라고 말할지 모르나, 수많은 정신과 연구에 따르면 성적 흥분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신체의 특정 부위가 다른 부위를 상징하는 '해부학적 모방'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성적으로 흥분된 뇌 안에서 입술은 소음순이 되고, 구강은 질, 쪽 뻗은 손가락은 남근, 가슴은 엉덩이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성행위의 전희가 일어나는 동안 여자의 발은 매우 예민해 진다.

발가락에 키스하거나, 입으로 빨거나. 혀로 핥는 행위는 발가락을 성적 자극에 민감하게 만든다. 신발에서 자유로워진 발가락은 매우 관능적인 촉각적 자극에 즉각 반응한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순 간, 발가락이 쾌락에 몸부림치듯 활짝 펴지거나 확 구부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컨대 여자의 발은 그동안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지만 여자와 남자 모두에게 매우 민감한 성감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마광수는『사랑의 다른 기술』에서 존 레논의 노래에서 오감으로 즐기는 사랑의 쾌락을 찾아내고 있다.
사랑이란 쾌락 원칙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사랑의 쾌락은 오로지 '육체적 접촉'에서 온다는 사실을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입으로 말하는 언어가 아니라 '육체적 언어(Body  Language)' 만이 사랑을 전달해 준다.

'비틀즈'그룹의 존 레논이 부른 노래 가운데「사랑(Love)」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가사 가운데 'Love is touch, Love is feeling(사랑은 접촉, 사랑은 느낌)'이라는 대목이 있다. 나는 사랑을 이만큼 정확하게 정의한 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렇다. 따뜻한 촉감, 포근한 안식감 같은 것들이 바로 사랑의 본질인 것이다.

'터치(touch)'는 '감동시키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어루만져주어야만 감동한다'는 의미가 '터치(touch)'란 단어 안에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섹스가 곧 사랑이라고 말하면 섹스를 '성교'의 의미로 받아들여 가지고, 성교해야만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섹스는 보다 더 넓은 뜻으로 쓰여야 한다.

터치도 섹스고 키스도 섹스다. 모든 사랑의 애무는 다 섹스다. 사랑의 행위에서 관념을 배제시킬 수 있을 때, 그리고 섹스의 의미를 보다 폭 넓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의 애정생활은 풍부해진다. 나는 성교 자체보다 터치(touch)를 위주로 한 애무에 더 비중을 두고 싶다.

터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또 있다. 'Sucking(빨기)'과 'Licking(핥기)'이 그것이다. 이 역시  어린아이 때의 성 행동의 패턴이기 때문인데, 그러므로 나는 존 레논의 가사에 덧붙여 사랑을 나 나름대로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Love is touch, Love is sucking, Love is licking, Love is not inter-course!(사랑은 접촉이고, 빨고 핥는 것이다. 사랑은 삽입 성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