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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내용

[여성조선] 침묵하는 남성을 이해하라 <최강현 원장>

 Love & Sex

    

[여성조선] 침묵하는 남성을 이해하라 <최강현 원장>

 

최강현의 부부 관계 회복 프로젝트

침묵하는 남성을 이해하라

 

중년 여성의 상담 내용 중 가장 많은 불만은 ‘남편이 말을 하지 않고 잘 들어주지도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미혼 때는 가벼워 보이는 말 많은 남자보다 오히려 과묵한 남자가 인기다. 그러나 결혼 후 과묵한 남자는? 여자 속을 답답하게 만들 뿐이다. 특히 말 많던 남자도 결혼만 하면 ‘아는?’ ‘밥 줘’ ‘자자’ 등 하루에 세 단어로 대화를 끝낸다는 경상도 남자가 돼버리는 것은 왜일까?

사례1 퇴근 후 거실에서 저녁 뉴스를 보고 있는 남편. 아내는 남편에게 아이 교육 문제를 상의하고 싶어 한다. 옆에 다가가 얘기를 꺼냈지만 남편의 시선은 채널에 고정, 듣는 둥 마는 둥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닌가. 아내는 화가 났고, 결국 부부 싸움으로 이어졌다. 

사례2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개최한 부부학교에 참석한 중년의 부부. 아버지 교육에서 강조한 남성와 여성의 언어 차이에 대한 강의를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듣던 부부였다. 남녀의 차이를 새겨들은 뒤로 남편은 인내심을 가지고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던 남편이 불만이던 아내는 남편의 변화에 우울증이 없어지고 부부 금실도 좋아졌다.



임상 심리학자 피즈 부부에 의하면 남녀 간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한다. 보통 여성은 하루에 6천~8천 개의 단어를 사용한다. 얼굴 표정이나 머리를 끄덕이는 신체적 언어까지 포함하면 약 2만 개 정도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남성은 하루에 4천 개의 단어를 말한다. 신체 언어 포함 7천 개 정도의 언어만을 사용한다. 이는 여성의 3분의 1 수준, 그러니 아무리 남자가 자신의 할당 언어를 다 사용한다고 해도 여자에게는 ‘조용한 남자’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직장에서 이미 많은 언어를 사용한 남자는 집에 오면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맞벌이하는 경우라면 그나마 ‘조용한 남자’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업주부일 경우에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기껏해야 아이와의 대화가 전부였을 아내는, 오늘의 언어 사용량이 다 끝나지 않아 잠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소진되지 않은 언어를 쏟아내기 위해 남편의 퇴근만을 기다린다. 이럴 때 남편은 피곤하겠지만 인내를 가지고 아내의 말을 들어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아내가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일단은 부부 대화에 문제 없는 부부가 될 수 있다.

내 남자의 입을 움직이는 조건, 용건
남녀는 대화의 동기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남자는 ‘용건이 있을 때만 말하는 습성’이 있다. 여성이 전화하면 남성이 제일 먼저 ‘왜?’라고 묻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남성의 반응에 여성은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 싶은 섭섭함을 토로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남자만 이러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전화가 귀찮아서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늘 ‘용건이 있어야 말하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녀가 말싸움을 할 때에는 대부분 남성이 진다. 가장 큰 이유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 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남성은 머릿속으로 먼저 자신이 할 말을 생각한 뒤 말을 내뱉는다. 반면 여성은 말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몸싸움을 할 때도 ‘선빵’을 먼저 날리는 사람이 유리한 것처럼 말싸움도 마찬가지다. 먼저 내뱉고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이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남성은 문제 해결을 위해 말을 하기 때문에, 싸워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말싸움을 할 때면 남성은 조용히 듣고 있고, 여성 혼자 떠드는 경우가 많다.

부부 상담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 부부의 싸움은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내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남편의 무성의한 태도를 문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위에서 설명한 남자의 대화 습성을 이해했다면, 이들 부부는 싸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대화할 때는 남편에게 양해를 먼저 구하자. 그리고 TV를 잠시 끈 뒤에 대화를 시도하면 문제는 충분히 해결된다. 여성과 달리 남성은 한 번에 하나의 일밖에 할 수 없는 뇌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아내는 중간중간 ‘여보, 지금 제 말 듣고 있어요?’라고 한 번쯤 물어보며 대화를 끌어가는 것이 좋다.

부부간 소통의 문제는 사소한 문제로부터 비롯된다. 하늘 아래 반반씩 살고 있는 남녀 간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부부 행복 지수를 높이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 


최강현 원장은…
부부행복연구원 원장이자 제주건강과성박물관 관장, 의정부지방법원 가사조정위원, 경찰청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