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현 원장의 부부행복 클리닉 ” 본문 : 남자의 욕망, 여자의 욕망
과거 우리나라는 혼전의 여자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순결을 요구했다. 그러한 잔재가 아직까지 남아서 많은 남성들이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남성들이 그러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해서, 여자 쪽에서 무조건 그들에게 비위를 맞춰나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과거 우리 조상들은 남자의 성욕은 8의 배수로 증강, 감퇴한다고 여겼다. 8세부터 신기가 충실해지기 시작하여 머리카락이 길게, 빨리 자라며 영구치가 난다. 16세가 되면 신기가 왕성해져서 정액을 사출하므로 비로소 교접을 통해 임신을 시킬 수 있으며, 24세가 되면 신기가 평균 성인치에 이르므로 근골이 건강해지고 사랑니가 나서 치아가 완전히 이루어진다. 그리고 32세에는 전신의 발육이 극점에 다다라 근골이 융성해지고 발육이 건장해진다.
한편 여자의 성욕에 대한 인식은 7의 배수로 증강, 감소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남자 8세보다 여자가 좀 더 빨리 성적으로 성숙해진다고 생각했다. 남녀 칠세 부동석의 사고도 이런 데서 기인한다. 여자 나이 14세이면 천계가 작용하여 월경이 시작된다. 28세에 생식 능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그래서 월경이 끝난 어느 날, 자궁에서 연꽃술 같은 것이 빠져나오는 듯하더니 후끈 달아오르고 정신이 아득하면서 교접하고픈 욕망을 참을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곧 수정 결태의 징조다. 이때가 배란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때 교접하여 남자의 사정을 받아서 임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성교육을 시켰다. 첫째 청정한 몸으로 마음을 편케 하며, 둘째 의복을 정제하고 공경 재계한 다음, 셋째 월경 후 사흘을 기다려, 넷째 닭 울기 전의 밤중에, 다섯째 여자는 바르게 누워 일심으로 눈감고, 마음속으로 정기를 받겠노라 생각하고, 여섯째 남자는 여자를 크게 흥분시킨 다음, 일곱째 법도에 맞게 교접을 행하되, 여덟째 쾌락을 함께 하여 동시에 정을 옮겨야 하며, 아홉째 사정은 백치 밖에서 행하지 말며(질 깊숙이 사정), 열째 여자는 바르게 누워 마음을 가라앉혀 안정해야 한다.
이런 성교육은 귀하고 건강한 자식을 얻기 위한 것이지 쾌락을 위한 성교육이 아니었다. 임신 후의 태교가 아니라 임신 이전에 이미 행해야 하는 태교였다. 따라서 이런 교접은 차라리 하나의 종교 의식과 같이 성스럽기만 했다. 남성과 여성이 담당하는 성적 역할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사랑에 익숙하고 활동적이다. 그리고 정복욕이 강하다. 남성은 특히 단기적이고 성적 관계를 열정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성적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남성은 여성에 비해 훨씬 신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남성들은 오히려 성적 교제를 통해서 자신의 유전자들을 쉽게 퍼뜨릴 수 있으며, 성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런 교제를 통해 언제든지 유전자를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최선의 선택은 어린아이들을 잘 낳을 수 있는 여자를 즉 매력과 젊음을 대변하는 건강한 여자를 고르면 된다.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훨씬 신중하게 파트너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릴 수 있는 기회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 생리를 하며, 폐경 전까지 일 년에 한 번 정도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이 짧은 동안에도 임신시킬 수 있는 여자는 무한하다. 그러나 그러한 기회가 주어진 여자들에 있어서조차도, 그들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의 측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 유전적으로 어떤 남자를 골라야 할지, 언제 관계를 가져야 할지 주의를 한다.
그래서 여성들은 정력적이고 자손들을 낳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보이는 연상의 남자를 고르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여성들 자신과 임신을 위해서 헌신하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 남자를 신중히 고르는 경향이 있다.
마빈 해리스는『작은 인간』에서 남자들의 생물학적 성향을 분석했는데, 성적으로 타고난 사고 및 행동 패턴에 대한 오늘날 생물학 이론의 핵심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뚜렷이 다르고 경쟁적인 재생산 전략을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난자의 전략을, 남자는 정자의 전략을 구사한다. 난자 전략은 추정하건대 여성들로 하여금 짝을 고르는 데 보다 까다롭게 굴도록 하고 그래서 짝을 더 적게 두고, 아이를 돌보는 데 남자보다 더 많은 관심과 수고를 들이도록 한다. 정자의 전략은 남자로 하여금 많은 여자들과 닥치는 대로 짝을 짓고 아이를 기르는 데 여자보다 소홀하도록 한다. 그 두 가지 상반된 전략은 정자와 난자가 크기와 양에서 차이 나는 것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은 일생을 통하여 자기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되지 않는다. 난자의 공급은 제한되어 있고 한 달에 한 번 꼴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일단 임신하면 적어도 18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다른 아이를 가질 수 없다. 반면에 남자들은 수천만 마리의 정자를 생산한다. 태아를 기르는 임무는 여자의 몸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남자들은 돌아다니면서 여러 여자들에게 값싼 정자를 주입하여 임신시키는 것이 종족 번식에 유리하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나오는 비싼 난자를 가지고 아이를 생산하는 데 여자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남자들은 12명 이상의 아이를 탄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여자가 자기 짝에게 원하는 것은 남자가 자기 짝에게 원하는 것과 정반대이다. 여자는 남자가 가까이 머물면서 자기와 아이들을 부양해 주기를 바란다. 남자는 돌아다니면서 가능한 한 많은 여자를 유혹하고 싶어한다. 윌슨(E.O.Wilson)은 “남자들이 공격적이고 성급하고 변덕스러우며 무분별하게 처신하는 데에는 그만한 보상이 주어진다. 이론적으로 볼 때 여자들은 수줍어하는 것, 그리고 가장 훌륭한 유전자를 지닌 남자와 수정한 후에도 자기와 함께 머물러 줄 것 같은 남자를 분간해 내는 것이 더 유리하다. 사람은 이러한 생물학적 원리를 충실하게 따른다.”라고 말하고 있다.
난자와 정자의 전략은 또한 왜 남자들이 여자들을 강간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부모 노릇 하는 데 의무를 완전히 회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왜 일부다처제가 일처다부제보다 더 일반적인지를 설명해 준다. 남자들은 자기 정자를 하나의 임신에만 투자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특히 자기가 어떤 아이의 아버지인가를 확인하지 못할 때 더 그렇다.
이러한 생리적 욕구의 한계 때문에 사회에서 보통 남자들은 외도를 즐길 수 있지만, 보통 여자들은 조금이라도 그런 기미를 보이면 가혹한 벌을 받는 것이 거의 일반적이다. 임신, 출산, 수유의 위험과 비용을 치르는 것은 남자의 몸이 아니라 여자의 몸이다. 바로 그 때문에 여자가 남자보다 성적인 문제에서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효과적인 피임이나 임신 중절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섹스를 하는 것은 여자에게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남자들은 성적인 쾌락을 임신에 이르기까지의 시련과 견주어 생각해야 할 이유도 없고, 아기를 낳다가 죽는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성과학은 여성을 임신과 출산, 가사로부터 많은 부분을 해방시켰다. 이제부터는 여자들은 '성적 기쁨'과 '사랑의 기쁨'을 동일선상에 올려놓고 생각할 수 있는 당당하고 세련된 주체적 자아를 가질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섹스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것이 아닌 서로 공유하는 데서 즐거움과 행복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 인간 최대의 욕망은 '먹고, 자고, 하고'의 3가지라고 흔히 말하지만, '하고, 자고, 먹고'의 순 이라고 다르게 말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사랑에 빠져본 사람은 열정이 성욕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욕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상대방을 보는 순간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성욕의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방출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보았지만 이성 간의 끌림은 머릿속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뇌로 어떤 현실을 상상하고 기대하는 사이에 도파민의 수치를 높이는 테스토스테론의 방출을 자극한다.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 사이에 나타나는 이런 상관관계는 사람들이 파트너와 성교할 때, 새로운 기교를 시도할 때 그렇게 욕정을 느끼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그런 경험은 욕정이라는 뇌의 화학작용을 함으로써 이 신비한 경험은 뇌 속의 도파민 수치를 높여 준다.
성적 각성, 성교 횟수, 긍정적인 성 기능과 높아진 도파민 수치 사이의 관계는 동물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도파민이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욕망을 일깨워 준다. 슈테판 클라인의『행복의 공식』에 나오는 도파민이 우리 삶에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그것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첫째, 도파민은 우리가 특별히 흥미로운 상황에 주목하게 만든다. 즉, 우리의 정신을 일깨워 준다. 둘째, 도파민은 좋은 경험을 기억하도록 신경세포들을 부추겨 습득 과정을 촉진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파민은 근육을 조절하여 신체가의지에 복종할 수 있도록 만든다. 행동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도파민이 결핍될 경우 사람들이 무기력해진다는 것,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레너드처럼 거의 시체와도 같은 경직증에 빠지게 된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될 경우 결과는 치명적이다. 갈망은 강박증으로 치닫고, 목표 지향성은 권력에의 도취가 되며, 자신에 대한 신뢰는 과대망상으로 그리고 풍부한 아이디어는 광기로 변모한다. 좋은 느낌들도 어두운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그 어떤 호르몬보다도 분명하게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욕망의 호르몬인 도파민은 우리가 직업상 새로운 과제를 시작하려 할 때, 길에서 매력적인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될 때, 무엇보다도 섹스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상대방과의 심적 연결망이 생길 때 사랑의 메커니즘을 구성하고 정신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행복의 공식』은 도파민의 활약을 더욱 자세하게 보여 주고 있는데, 도파민 분자는 뇌에서 팔방미인처럼 활약한다. 이것은 우리의 정신이 깨어 있도록 조철하고 주의력을 관리한다. 또한 호기심과 배우는 능력, 판타지와 창조력 그리고 섹스에의 욕망을 관장한다. 도파민은 말하자면 욕망의 물질인 것이다. 도파민은 단순히 흥분을 자극하는 것뿐 아니라 그러한 자극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체계들을 가동시킨다. 우리는 도파민의 영향력 하에 동기 부여를 느끼고, 사태를 낙천적으로 판단하며, 자신감에 차서 목적을 추구하게 된다. 도파민은 결심한 것을 행동에 옮기도록 뇌를 움직인다.
이렇게 인간은 몸으로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섹스를 하게 만들어 진 존재인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남자의 욕망과 여자의 욕망을 구분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을 버리고 남녀가 모든 것을 바쳐서 사랑과 영혼이 교류하는 섹스를 즐겨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상대방에게 주는 것보다 몇 십 배가 넘게 되돌아오는 '성의 즐거움'을 얻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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