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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내용

[여성조선, 14년 10월호] 가을 타는 내 남자 안아주기..<최강현 교수>

 

[여성조선] 14.10월, [husband and wife column] 최강현의 부부 관계 회복 프로젝트 08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에는 항우울 효과가 있는 뇌의 갑상선호르몬이 줄어든다. 반면 정신을 차분하게 만드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가바 등 뇌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는 증가한다. 마음이 들뜨는 봄과 달리 가을에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을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한다. 특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로 인해 남성 우울증도 늘어난다. 그러나 호르몬의 감소세가 완만해서 잘 티가 나지 않아 남성 우울증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 어릴 때부터 사내는 눈물을 흘리면 안 된다거나, 심한 감정의 기복이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금기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이런 심적 변화를 알아차리기 힘들게 만든다. 

한편 자연환경적인 원인만 남성 우울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성인 남성의 경우 자신이 강한 존재가 아니라고 믿거나, 사회적 성취가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우울증이 나타난다. 최근 사망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부터 시작해 대문호 헤밍웨이, 가곡의 왕으로 칭송받는 슈베르트 등 유명한 업적을 남긴 이들도 바로 이런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성 연구학자 고든 클레이가 남성이 본질적으로 여성보다 ‘상처받기 쉽다’고 말한 만큼 남성 우울증의 여러 요건이 갖춰지는 가을에는 남편의 심리 상태를 잘 살펴 보듬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과 그 증상이 사뭇 다르다. 여성의 경우 우울증에 걸리면 슬픔과 낙심에 빠지고 스스로 자책하거나 방어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남성은 짜증이나 화를 잘 내고 공격성을 띤다. 알코올이나 스포츠, 일, 섹스, 포르노물 등에 중독되는 양상도 보인다. 

며칠 전 생명보험회사의 미래설계(은퇴) 과정에서 열린 ‘은퇴 후 부부소통’을 주제로 한 강연에 40~50대가 상당히 많이 참석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조기 퇴직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남자가 갖는 생존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조기 퇴직, 명퇴 바람, 노후 준비, 건강관리 등 남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문제들로 인해 올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남편에게 힘든 계절이 될 듯하다. 

가을, 위기 끝에 몰린 남편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내의 각별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아내가 준비한 정성스러운 음식과 배려는 남편의 건강을 챙겨줄 뿐 아니라 사기를 높이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렇게 힘을 얻은 남편은 다시 아내와 가정에 사랑과 책임으로 보답을 할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고 만 필자 역시 아내의 김치찌개에서 힘을 얻었다. 아내가 정성껏 솜씨를 발휘해 차려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다짐해본다. ‘잘 먹었어요’라는 고마움과 ‘아내에게 잘해야겠다’는 다짐이다. 



Check 병적 우울증의 징후 
1 의욕을 잃고 자살을 자주 생각한다. 
2 불안, 자기비하, 죄책감에 시달린다.
3 말수가 줄고 대인관계에 지장을 겪는다. 
4 업무, 학업, 가사가 갑자기 힘들어진다. 
5 소화불량, 불면증, 두통 등이 나타난다. 
6 거식 또는 폭식으로 체중 변화가 심하다. 
7 알코올, 섹스, 스포츠, 일 중독에 빠진다.


Check 우울증 진단표 
가족과 의사의 도움 아래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내고 긍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자.

▶아니다 0점, 조금 그렇다 1점, 심하다 2점, 매우 심하다 3점

1 슬픈 기분이 든다.  
2 지난 일들이 실패했다고 생각된다. 
3 죄책감을 느낀다. 
4 나 자신이 실망스럽다. 
5 자살하고 싶다. 
6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렸다. 
7 무슨 일을 시작하려면 힘이 든다. 
8 쉽게 피곤해진다. 
9 몸무게가 줄었다. 
10 성생활에 대해 흥미가 없다. 
11 앞날이 비관스럽다.
12 일상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13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14 일이 잘못되면 내 탓이라고 생각된다. 
15 초조하고 짜증이 난다.
16 내가 전보다 못생겨졌다고 생각된다.
17 잠을 잘 못 잔다.
18 입맛이 없다. 
19 몸에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된다.

▶진단
0~9점
우울하지 않은 상태.
10~15점 가벼운 우울 상태. 기분을 새롭게 전환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16~23점 중한 우울 상태. 우울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태가 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4~63점 심한 우울 상태. 빨리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16점 이상이면 우울증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기준을 참조하되 점수가 높게 나온 경우, 전문가의 면담을 받는 게 좋다. ―자료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최강현 교수는…
부부소통 & 성교육 인기강사, 경기대 경영대학원 외래교수, 부부행복연구원 원장, 제주건강과성박물관 관장, 경찰청 정책자문위원, 의정부지방법원 가사조정위원, 대한성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BS <부모> 특강, KBS <아침마당>·<여풍당당>, MBC <여성토론 위드>·<생방송 오늘아침>, SBS <좋은아침>, MBN <황금알>, TV조선 <TV로펌 법대법>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넌 웬수랑 사니? 난 애인이랑 산다> 등이 있다.

최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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