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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내용 중 일부

부부생활백서 10- 가정에서 가사 분담을 실천하자

부부생활백서 10

가정에서 가사 분담을 실천하자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가정에서 남녀의 역할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한때 남자가 가족의 생계를 전적으로 책임지던 시절에는 가사의 책임이 여자에게만 있었다. 하지만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가정에서도 업무 분담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남성들이 조선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상담 부부 중 70대 노부부가 있었다. 이들은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옛날 사람’이었다. 실제로 남편은 퇴근 후 집에 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밥상 차려라’, ‘물 달라’, ‘과일 내와라’ 등 아내에게 이것저것 요구만 했다. 물론 식사 후 설거지도 응당 아내의 몫이었다. 이 밖에 청소나 빨래 역시 도와준 적이 없었고, 외출할 때는 남자가 손에 뭔가를 들면 창피하다는 이유로 무거운 짐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또한 아침식사를 거르면 절대 안 되고, 끼니때마다 국이나 찌개 같은 국물이 없으면 호통을 치는 남편이었다. 그런 남편과 40년을 살아온 아내가 결국 이혼을 원했다.

처음에는 집안일이 힘들어서 이혼을 하시려나 싶어 아내 분을 설득하기로 했다. 역시 아내가 이혼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이 가사 분담을 전혀 하지 않는 것’에 있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아내 역시 평생 돈벌이를 해왔다는 사실이다. 남편이 벌이가 시원찮고 생활력이 강하지 않았던 터라 일을 하지 않은 날도 많았단다. 그래서 아내는 결혼생활 내내 돈을 벌면서 집안일까지 도맡아 해온 것이다. 물론 육아도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40년을 참아온 아내는 남은 인생만큼은 남편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며 이혼을 결심한 것이다.

부부의 가사 분담은 비단 중장년층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부부 사이에서도 여전히 가사 분담을 가지고 다툼이 일어난다. 옛날 사람들처럼 전혀 집안일을 하지 않는 남편은 없지만, 요즘 남편들의 문제는 가사 일을 하면서 생색을 낸다는 점이다. 맞벌이를 하면 당연히 부부가 함께 집안일도 나누는 게 맞는데,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신이 집안일을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가 자신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는 남편들도 있다.

맞벌이를 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있다면 남편은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집에서 애 키울래, 나가서 돈 벌래?’라고 물으면 상당수가 ‘돈 벌겠다’고 답한다. 그만큼 육아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남편들은 간혹 ‘집에서 애만 보는데 뭐가 힘드냐’고 말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1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지 못한다. 왜냐? 힘드니까. 젊은 남편들조차 여전히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일 터.

 

남성들이여, 이젠 시대가 변했다! 변화된 시대에 맞춰 변하지 못하면 당신은 영원히 가족을 잃을 수도 있다. 요리나 청소를 남편이 하면 설거지나 빨래는 아내가 하고,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아내를 위해 주말 하루는 남편이 아이를 전담하는 등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