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나친 음주와 극심한 의부증을 보이는 아내 중매로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 당시 제가 학생이라 졸업한 뒤에 결혼하길 원했지만 아내는 하루라도 빨리 집에서 나오고 싶다며 결혼을 서둘렀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바람피우는 아빠, 오빠가 보기 싫다고 하더군요. 어릴 때부터 남자들의 그런 모습을 봐온 터라 아내는 유난히 ‘불륜’에 민감했습니다. 사귀는 동안에도 제가 같은 학과 동기 여자 친구들과 만나는 것조차 상당히 싫어했습니다.
결혼 후 함께 살면서 아내가 얼마나 ‘불륜’에 예민한지 더욱 실감했습니다. 아내는 불륜으로 이혼을 하거나 남자가 바람을 피우다 걸려서 이혼당하는 내용의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봤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꼭 저와 결부시켜 조금이라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마치 제가 불륜이라도 저지른 양 몰고 가면서 화를 냈습니다. 게다가 제 후배 중 불륜으로 이혼한 녀석이 있는데 아내는 제가 그 후배와 만나는 걸 무척 싫어했습니다.
또 아내는 술을 무척 좋아했는데, 술을 마시면서 의부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팀원들과 밤새 사무실에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아내가 취한 목소리로 전화해서는 “어떤 년이랑 있느냐”, “왜 전화를 늦게 받느냐” 등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술주정을 해댔습니다. 단골집 사장님 딸과도 안면이 있어 인사를 했는데, 아내가 “네 놈이 저 년하고 눈이 맞아 이 집을 왔구나. 그 년이 살살 웃어주니까 좋으냐”며 억지를 피워 서둘러 사과를 하고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내는 술만 마시면 저를 의심합니다. 제가 바람을 피운 적도 없고 아내를 만난 뒤로는 연락하는 동기 여자 친구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저를 의심하는지 미칠 노릇입니다.
Q 이젠 그만 아빠와 헤어지라는 아이들 남편은 결혼 초부터 음주가 잦았습니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평소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일을 하나하나 따지면서 저를 괴롭혔습니다. 제가 직장에서 일이 늦게 끝나면 분명 미리 전화해서 사정을 말했는데도 남편은 술을 마시고 손찌검을 일삼았습니다. 심한 폭언과 폭행 때문에 112에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요청한 것도 수차례입니다. 게다가 남편은 세 번이나 음주단속에 적발됐고, 2007년에는 술에 취한 채 자해를 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정말 황당한 건 그런 사실을 남편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지나친 음주 습관뿐 아니라 남편은 상습적으로 외도를 해왔습니다. 저에게 들킬 때마다 용서를 빌며 휴대전화 번호 바꾸기를 반복했지만 최근에도 어떤 여자한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내 이를 아이들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바람기는 시댁 식구들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시동생이 “형하고 같이 사는 형수가 신기하다. 좋은 남자 소개해줄 테니 형이랑 이혼해라”는 말을 다 했을까요. 이젠 정말 제 인생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Q 두 달 내리 술독에 빠져 사는 남편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은 술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2년 전부터 단주 모임에도 나가고 병원 치료도 받으면서 술을 끊었다고 하더군요. 중독이라는 말에 조금 망설였지만 지난 2년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동거 한 달 만에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보통 남자들처럼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아예 모든 일을 접고 오직 술만 마셨습니다. 1년에 두 번 정도 두 달 내내 쉬지 않고 술을 마셔댔는데, 돈이 없으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물론 남한테 돈을 빌려서까지 퍼마시더군요. 더 이상 빌릴 곳이 없고 수중에 한 푼도 없을 때는 동네 마트에 쌓아둔 빈 병까지 핥으며 술을 찾았습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음주운전 사고 및 뺑소니로 남편은 운전면허가 취소됐고, 그나마 하던 일까지 못 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엄청난 벌금과 합의금을 내기 위해 제가 그동안 푼푼이 모아온 적금까지 해약해야 했지요.
이뿐 아니라 남편은 술만 마셨다 하면 난폭해지고 의처증까지 보였습니다. 한번은 제가 일 때문에 지방으로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 친정에 전화해서는 “마누라가 언놈하고 외박을 하고 왔다. 칼로 찔러 죽일 테니 그렇게 알라”며 협박을 했습니다. 남편의 전화에 너무나 놀란 친정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한 뒤 집으로 찾아왔고 전 부랴부랴 친정집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행복한 척 지냈는데 이 사건 이후로 부모님도 하루빨리 이혼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최강현 원장의 Solution
부부 사이에 ‘술 한 잔’은 때론 관계 개선을 하는 데 좋은 매개체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파탄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곤 합니다. 대부분 후자에 속하는 경우가 많지요.
연애할 때는 사실 상대방의 음주 스타일을 잘 알지 못합니다. 자주 마신다고 해도 다음 날 업무를 생각해서 막무가내로 술을 퍼마시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결혼을 하면 더 이상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본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죠. 그동안 잘 보이려고 술 마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사람도 마음껏 술을 마시게 됩니다. 생각해보세요. 매일 술 마시는 남편 또는 아내가 당신 옆에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내들은 술 마시는 남편에게 “적당히 마시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술을 마셔본 사람들은 알 테지만 그 ‘적당히’를 지키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나마 결혼 전 술을 즐겼던 아내라면 조금은 이해하겠지만, 술을 전혀 입에 대지 못하는 아내는 결코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늘 부부 싸움이 일어나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에 부부 상담을 하다보면 남편이 아닌 아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남자도 마시는데 여자라고 왜 안 되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요. 물론 여자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아내들의 경우 상당수가 ‘중독’ 수준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 원인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죠. 남편들의 음주는 그야말로 ‘습관’인 경우가 많지만, 아내들의 음주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 외로움’의 영향이 큽니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는 아내를 둔 남편이라면 음주 자체를 타박하기보다 왜 아내가 술을 마시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강현 원장은… 비영리법인 부부행복연구원 원장, 제주 건강과 성박물관 관장, 의정부지법 가사조정위원, 경찰청 정책자문위원, 경찰대학교 외래교수, 경기대학교 AMP 지도교수, 대한성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BS <부모> 특강. MBN <황금알>. MBC <여성토론 위드>. <생방송 오늘아침>. KBS <여풍 당당>. <생생 정보통>. SBS <좋은 아침>에 출연중이며, 부부행복 전도사 & 은퇴교육 전문가로 2014' 기업교육 명강사로 선정 되어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명쾌하고 열정적인 강의로 인기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