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는 남편 저와 남편은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남편은 군 복무 중이었고 저는 학생으로 둘 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됐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됐죠. 저희 둘 다 아직 어린 나이라 경제적으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결혼 후 계속 친정집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제대 후 남편은 헬스 트레이너로 일했습니다. 월급이 1백만 원에서 1백50만 원 정도였는데 대부분을 생활비가 아닌 자기 치장을 하는 데 쓰곤 했습니다. 결혼 전 패션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던 남편은 결혼 후에도 여전히 고가의 옷과 가방을 사들여 정작 아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친정 부모님께 의지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남편이 그렇게 외모에 신경 쓴 이유는 헬스장에 오는 여자 고객들 때문이더군요. 실제로 고객 중 한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헬스 트레이너는 자기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도 남편은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들어오고 그때마다 일방적인 부부관계를 강요했습니다.
분가한 뒤에는 남편과 더 멀어졌습니다. 그야말로 한집에 같이 살기만 할 뿐 부부로서 공감대는 전혀 없었습니다. 남편은 퇴근 후 집에 오면 작은방에 들어가 문까지 걸어 잠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제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딸아이를 방으로 들여보내면 ‘왜 나한테 아이를 보내냐, 화내기 전에 빨리 데려가라’며 성질을 부렸습니다. 아무리 원치 않는 임신이라 해도 자기 자식한테까지 무심하게 대하는 남편과 더 이상 함께 지낸다는 게 무의미합니다. 딸에게도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아빠는 없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 사진 : 셔터스톡
최강현 원장의 Solution
이혼 부부의 공통점은 무관심, 대화 단절, 섹스리스입니다. 최근 모 방송의 댄스를 통한 부부 솔루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그들은 소위 ‘투명인간 부부’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상대에게 무관심한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성적 취향, 대화법, 취미활동 등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안해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합니다. 서로를 무시하고 무관심이 지속되면 동거인 부부, 섹스리스 부부로 이어져 결국 파국을 맞게 됩니다. 참고로 ‘투명인간 부부’는 솔루션 결과가 좋아 부부 관계가 회복되고 1등 부부로 선정되어 상금까지 받았습니다.
이번 사례의 부족한 대화로 무관심이 이어진 경우인데요. 이러면 상대의 생각을 알 수 없게 되어 오해가 생깁니다. 아내는 임신으로 인해 남편이 원치 않는 결혼을 했고 그 때문에 아이한테까지 매정하게 대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이 같은 생각 또한 대화 부족으로 남편의 마음을 읽지 못해서 생긴 오해가 아닐까 싶은데요. 남편 역시 아내가 원치 않는 결혼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내가 현재 상태를 정말 개선하고자 한다면 본인의 진짜 고민과 생각을 남편에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부부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대화를 해야만 남편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단, 일방적인 불평이나 투정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가정을 지키고 싶고, 남편과도 연애 시절의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분명히 표현해야 합니다. 그냥 또 한 번의 말다툼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쑥스러움이나 자존심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진정성을 담은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게 해결책을 찾는 첫 단계입니다.
대화에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남편이 술을 즐긴다고 하니 맛있는 안주와 함께 술자리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술 한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눌 때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터뜨리며 서로를 탓하는 건 금물입니다. 먼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담긴 말로 시작해야 합니다. 짚어야 할 문제점이나 어려운 부분은 대화가 잘 이루어진 뒤에 차근차근 풀어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아이와 아빠의 관계도 자연스레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와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후에 성인이 됐을 때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도 이 점을 꼭 유념해야 할 겁니다. 무엇보다 결혼을 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바로 아이 아닌가요? 그런 만큼 아버지 역할에도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애착은 자연스레 생기겠지요.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다면 아이와 아빠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게 좋습니다. 최근에는 아이와 아빠가 함께 참여하는 놀이 프로그램이 많으니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와도, 부부간에도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시콜콜한 대화가 많을수록 정서적 공감대가 돈독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맛있는 안주를 준비해 남편과 꼭 술 한잔 하길 바랍니다.
최강현 원장은… 비영리법인 부부행복연구원 원장, 제주 건강과 성박물관 관장, 의정부지법 가사조정위원, 경찰청 정책자문위원, 경찰대학교 외래교수, 경기대학교 AMP 지도교수, 대한성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BS <부모> 특강. MBN <황금알>. MBC <여성토론 위드>. <생방송 오늘아침>. KBS <여풍 당당>. <생생 정보통>. SBS <좋은 아침>에 출연중이며, 부부행복 전도사 & 은퇴교육 전문가로 2014' 기업교육 명강사로 선정 되어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명쾌하고 열정적인 강의로 인기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