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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내용

[한국경제신문], 최강현 원장 " 이혼의 시작은 언제나 사소한 일 "

[인터뷰]

최강현 "이혼의 시작은 언제나 사소한 일"

입력: 2012-02-10 14:57 / 수정: 2012-02-10 14:58
제주 건강과 성박물관 관장이자 부부행복연구원 원장인 최강현 씨.

가사조정의 달인이라 불리는 그는 TV 부부드라마에 등장하는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말을 실제로 쓰는 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이다.

그를 만나 결혼생활과 이혼에 관한 솔직 담백한 얘기를 들어봤다.



부부관계 이상 징후?

최강현 원장이 부부들을 만나 상담을 해보며 내린 결론은 부부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시그널은 바로 부부관계.

부부 금실이 좋은 부부는 사소한 트러블이 있어도 이혼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것이 최 원장의 지론이다.

이혼문제로 법원까지 오게 된 부부들의 공통점은 6개월 또는 1년이상 부부관계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가정법원 가사조정중 20%, 즉 10쌍중 2쌍은 배우자의 외도문제로 이혼에 이르게 됐다.

남성과 여성은 모두 결혼생활에서 '사랑과 성' 두가지 욕구가 모두 충족되길 원한다.

부부관계를 통해 심신의 안정과 자신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문제가 있는 부부는 특히 전문가를 찾아 해결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이혼이라는 극단적 결말을 피할 수 있다.


습관 개선 어려워…남녀 차이 인정하자!

부부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의 가트만 박사에 의하면 부부 문제의 70%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같이 살 수 있을까? 포기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포기'는 '수용'과 동일한 의미다. 즉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라는 뜻이다.

화장실 불을 왜 안끄냐, 치약을 왜 중간을 눌러 짜냐, 옷을 왜 벗어 아무데나 걸쳐놓느냐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투려고 하면 끝이 없다.

손찌검을 한다든지 외도를 한다든지 하는 치명적 위협요소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포용하고 "그래 남편은 정리를 못하지만 내가 잘하면 됐지. 나도 완벽하지 않은데 뭐" 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성의 가사분담-애정지수 높이는 최고의 사랑법

부부관계 전문가인 최강현 원장은 과연 가정생활에 문제가 없을까 궁금해졌다.

최 원장은 "대통령도 아마 부부싸움은 할 것이다"라며 "부부싸움을 전혀 안하는 것도 문제다. 싸움도 서로 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라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가끔 티격태격 할때도 있지만 최강현 원장이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것과 가사분담이다.

'남성의 가사분담은 아내에 대한 최고의 사랑'이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였다.

실제로 최 원장은 결혼기념일이라든가 생일 등 이벤트데이에는 20년째 꽃을 보낸다.

또한 맞벌이하는 아내와 가사분담원칙을 정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든지 이불개기, 청소 등은 도맡아 하고 있었다.


고맙다는 말, 그렇게 어렵나?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를 만나 남편에게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남편들은 "말 안해도 다 아는걸 뭣하러 하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아내에게 "남편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냐"고 물어보면 "전혀 모르겠다. 표현을 안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것.

이는 부부간에도 애정표현이 오고가야 결혼 행복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밥을 차려준 아내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한마디만 건네도 행복지수가 올라가는데 쑥쓰럽다는 이유로 표현을 하지 않는 남편들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그 쑥쓰러움을 극복하고 문자메시지 한통 보낼때 아내는 보람과 삶의 행복을 느낄 것이다.


조정위원이 왜 이혼을 시키냐고? 고통없이 이혼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흔히들 법원 이혼 조정위원이라고 하면 어떻게든 부부를 설득해 이혼을 막는 역할을 하는 줄로만 안다.

그러나 최강현 원장은 '이혼을 잘 시키는' 조정위원이다.

안해도 되는 이혼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최대한 서로 고통없이 이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최강현 원장은 이혼에 대해 "양육권 친권 위자료 등을 둘러싼 하나의 전투다"라고 표현했다.

조정 절차를 통해 협의이혼으로 해결되지 않고 재판이혼까지 가게되면 서로가 겪는 상처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어떻게든 이혼의 귀책사유가 상대방에게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심지어 자신의 양심까지 속여야 하는 일도 생긴다.

파혼에 이르게 한 사람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지만 사실 실제로 위자료가 3천만원을 넘긴 사례는 거의 없다. 위자료는 명분일뿐 중요한건 재산 분할이기 때문이다.

재산분할 때문에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많지만 조정위원의 결정과 법원 판사의 판결은 큰 차이가 없다.

협의이혼을 통해 원만히 해결을 하면 판결문에도 남지 않아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 불필요한 변호사비용도 치를 이유가 없다.

합리적인 판단으로 부부간의 협의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 최강현 원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최우수 조정위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각종 회사나 공공기관에서 강연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최강현 원장은 얼마전 소방본부 특수구조대장으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고 큰 보람을 느꼈다.

"가정의 불을 끄러다니는 원장님이야 말로 진정한 소방관입니다"


이혼 생각한다면 이거 하나는 기억해야

이혼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야기한다.

정부입장에서는 가정이 깨지면 세원도 줄어들뿐 아니라 각각의 구성원들이 살아야할 주거비 부담도 늘어난다.

삶의 질을 높이고 이혼 가정이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앞으로 국가 및 지자체의 역할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최원장은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위기부부나 예비부부를 위한 부부캠프,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부부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이같은 교육기반이 없기 때문에 남성들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불가피하게 이혼을 결심했다면 어떤 점에 유념해야 할까.

재산분할 위자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행복이다.

이혼을 고려중인 사람에게 최원장은 이같은 조언을 해줬다.

"이혼할지말지에 대해 100번만 다시 생각하라! 그리고 이혼한 사람을 꼭 찾아만나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볼 것. 그래도 이혼해야겠다 싶으면 해라. 이혼후 더 좋은 배우자를 만나지 못한다는 통계는 없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