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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내용 중 일부

" 최강현 원장의 부부행복 클리닉 ” 본문 : 동화같은 사랑

" 최강현 원장의 부부행복 클리닉 ”  본문 : 동화같은 사랑

우리의 즐거운 성생활 이야기는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별」에 나오는 순결한 사랑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보겠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오랫동안 실려 있어서 아릿한 향기를 뿜어내는 사랑이야기를 추억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목동이 사모하는 아가씨가 산으로 찾아오자 떨리는 마음으로 그녀를 맞이한다. 산 속에서 목동은 그녀와 단둘이다. 밤이 되어 하늘의 별을 보며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가씨의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그렇지만 온갖 별들 중에도  제일 아름다운 별은요, 아가씨, 그건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우리들의 별이죠. 저 '목동의 별' 말입니다 우리가 새벽에 양떼를 몰고 나갈 때나 또는 저녁에 다시 양떼를 몰고 돌아올 때, 한결같이 우리를 비추어 주는 별이랍니다. 우리들은 그 별을 마글론(직녀성)이라고 부르지요. 프랑스의 피에르(견우성)의 뒤를 쫓아가서 칠 년 만에 한 번씩 결혼하는 예쁜 마글론 말입니다."

"어머나! 그럼, 별들도 결혼을 하니?"

"그럼요, 아가씨."

그리고 나서, 그 결혼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해 주려고 하고 있을 무렵에 나는 무엇인가 싸늘하고 보드라운 것이 살며시 내 어깨에 눌리는 감촉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아가씨가 졸음에 겨워 무거운 머리를, 리본과 레이스와 곱실곱실한 머리카락을 앙증스럽게 비벼대며, 살포시 기대온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훤하게 먼동이 터 올라 별들이 훤하게 빛을 잃을 때까지 꼼짝 않고 그대로 기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잠든 얼굴을 지켜보며 꼬박 밤을 새웠습니다.
가슴이 설렘을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오직 아름다운 것만을 생각하게 해 주는 그 맑은 밤하늘의 비호를 받아, 어디까지나 성스럽고 순결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총총한 별들이 마치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양떼처럼 고분고분하게 고요히 그들의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곤 했습니다.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들어 있노라고.
                                                                            알퐁스 도데의「별」중에서

목동은 이미 성숙한 어른이고 아가씨 또한 그렇다. 목동은 아가씨에게 도취된 사랑을 느끼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낭만적 사랑까지이다. 그녀의 손목조차 잡을 생각을 못한다. 그것은 아가씨를 공주님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동은 아가씨를 성스럽고 순결한 자기의 영원한 연인으로 마음속에 그린다.

사회학자 프란체스코 알베로니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꽃'이라고 표현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아직은 미성숙의 단계이다. 이 꽃은 이후에 결혼이라는 '열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소설은 여기서 끝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신분과 사회적 위계질서가 그들의 사이를 가로 막고 있던 시대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진화심리학의 창시자 가운데 한사람인 데이비드 버스는 파트너 선택과 관련한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압축적인 결론을 이끌어냈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남자들은, 죽을 때까지 정조를 지키는 매력적이고 어린 아내를 소망한다. 이러한 편애는 자본주의나, 백인 남자의 우매함이나, 광고를 통한 세뇌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며, 어떤 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목동이 현대인이었다면 사회적 규범을 벗어난 사랑을 꿈꾸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게 되면 정서적인 결속이 강화되면서 성적인 결합을 원하게 된다. 그래서 혼전 섹스, 또는 동거생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비교적 오래 지속되겠지만 '영원히'라고 보장이 없다. 사랑과 장래를 어느 정도 약속하며 관계를 하다가 서로 헤어지게 될 경우, 적어도 파트너 중의 한 사람은 정서적․육체적으로 상처를 입게 된다. 그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섹스는 거의 성스러운 행위로서 파트너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영원히 같이한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을 한다. 인도의 성의학 경전이 카마수트라는 지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을 덧붙여 사랑을 ‘영혼과 함께 정신을 바탕으로 오감을 통한 적합한 객체들의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랑의 감각적인 요소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으며, 또 더 나아가서 카마수트라는 사랑을 ‘쾌락의 의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성스러운 쾌락의 의식인 섹스는 결혼 파트너를 위해 오랫동안 아끼고 간직해온 가장 소중하고 신성한 그리고 특별한 행위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의 성관계는 보통 신혼여행 중에 이루어진다. 성관계를 통해서 법적으로 정신적으로 두 사람이 완전히 결합되었다고 생각한다. 결혼하기 전에 임신이나 출산의 염려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사회적으로 100% 용납되는 분위기에서 성관계를 하기 때문에 아주 편안하고 준비가 된 그러한 상황에서 섹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