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에 보도된 내용

왜 이 남자는 마흔여덟 나이에 성에 집착할까..[데일리안, 최강현 제주건강과성박물관장]

왜 이 남자는 마흔여덟 나이에 성에 집착할까
<인터뷰>'남자 구성애' 최강현 제주 ‘건강과성’ 박물관장
"건강 가정 위한 지원은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 접근해야"
김현 기자 (2012.08.05 10:46:2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싸이월드공감 프린트하기 데일리안을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기
◇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최강현 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건강가정을 위한 지원은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강현 제주 ‘건강과성’ 박물관장(48)과의 인터뷰는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현대의 부부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그의 답변엔 진중함은 물론 색(色)다른 즐거움이 함께 녹아있었다. 그가 성교육 전문가인 구성애 씨와 비교되면서 ‘남자 구성애’라고 불리는 이유를 짐작케 했다.

최 관장은 현재 박물관장은 물론 부부행복연구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부부행복 전도사’로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인기 강사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도 분주하게 하고 있다. 특히 최 관장은 ‘4주후에 뵙겠습니다’를 실제 사용하는 의정부지방법원 가사전속 조정위원으로, 어긋난 부부관계의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

"건강과 성 박물관은 유일한 1종 전문 박물관"

부부 전문가인 최 관장은 지난 3월 세계 최대이자 최초의 제1종 성 전문 박물관인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장으로 취임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총 2층의 신비감을 주는 전시장과 야외조각 공원 등 7000㎡ 규모로 지어졌다.

이 박물관은 무역업을 하는 김완배 세비물산 대표가 건립했다. 김 대표는 2001년 화성시에서 건강랜드 사업을 발주 받아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시의 입장이 바뀌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주)S'meca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성(性)’에 초점을 맞춰 제주도에 박물관을 세웠다.

최 관장은 “제주도는 사랑의 섬이고, 신혼부부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성박물관을 건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을 테마로 하는 전시관들은 꽤 있지만, 정식으로 1종 전문 박물관으로 박물관협회에 등록돼 있는 것은 우리 박물관이 유일하다”며 “그것이 다른 전시관들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건강과 성’ 박물관은 음지에 있는 ‘성’을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성의 건강성과 행복의 참의미를 일깨우는, 계몽적 차원의 성교육, 성문화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 마디로 ‘성 메카’를 꿈꾸고 있는 셈이다.

개관 이후 매년 ‘대한민국 에로티시즘 공모대전’을 개최해 성(性)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 에로티시즘 미술이 대중적인 예술장르로 정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5월엔 가정의 달과 부부의 날을 기념해 ‘행복한 부부 만들기’ 행사를 갖고 가정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 박물관엔 3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최근 박물관이 제주도 관광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젊은 연인은 물론 중년 부부들의 발길이 늘고 있어 올해는 '5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제주도의 관광객 수가 87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약한 수치다.

최 관장은 “단기적인 사업가라면 김 대표가 140억원을 들여 박물관을 지은 것이 이해가 안 갈 것이다. 박물관 입장료 수입을 받아서 인건비를 빼고 나면 별로 돈이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의 건전성을 확보하자는 김 대표의 좋은 뜻이 많이 평가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가 정책으로 성을 통제해선 안돼"

우리 사회는 서구 문화의 이입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짙게 배어 있는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으로 인해 성(性)을 드러내 놓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성(性)은 대체로 음지에 머물러 있고, 잘못된 성문화가 자리 잡는 등 문제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 관장은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으로 성적 보수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외도율에 있어선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 시각(오후 3시)에도 러브호텔을 가보면 태반이 다 불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과 급속도로 발전하는 산업사회에서의 성적 가치관이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최강현 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 관장은 성과 관련한 ‘이중적 사고’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이중적 사고를 갖고 있다”며 “이렇게 가선 건강한 성(性)으로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중적인 사고의 성을 깨끗하고 투명한 양지쪽으로 끄집어내야 한다”면서 “식사 중에도 부부관계의 횟수를 얘기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성의 이중성이 깨지고 건강한 성으로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 관장은 특히 “성(城)을 국가가 정책으로 통제하려는 부분”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가가 강력한 법을 통해 성을 통제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게 최 관장의 주장이다.

그는 “성매매 특별법은 페미니즘의 영향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 법은 여성의 인권보호와 건강가정을 위한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금 후유증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성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국가의 통제와) 연관성이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최 관장은 성과 관련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바른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정확한 길을 제시해 주기 위해선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성의 행복, 성의 건강성과 긍정성을 알게 되면 범죄율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이혼사유인 성격 차이의 대부분은 성적 차이를 내재"

최 관장은 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지난해 10월 1000쌍의 위기부부 사례를 통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부부생활 지침서인 <넌 웬수랑 사니? 난 애인이랑 산다!>를 출판했다. 이를 계기로 최 관장의 일정은 더욱 바빠졌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위기를 겪고 있는 부부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 관장은 “작년 통계청 통계를 보면 32만 9000쌍 정도가 결혼을 했고, 11만 5000쌍 정도가 이혼을 했다. OECD 국가 중 미국과 한국이 1, 2위를 견줄 정도로 이혼율이 높다. 더욱이 4년 미만의 신혼기 이혼율이 27%, 결혼 20년차 이상의 황혼기 이혼율이 25%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표적인 이혼사유로는 성격차이가 45% 정도고, 그 외에 고부간 갈등, 폭력, 도박, 부정행위 등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최 관장은 대표적인 이혼사유인 ‘성격(性格) 차이’에 ‘성적(性的) 차이’가 내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 성격 차이가 일어나면 부부관계를 안 하는 ‘섹스리스(Sexless)’ 상태로 가버린다”면서 “성격 차이의 80~90%는 성적 차이가 내재돼 있기 때문에 나는 둘을 동격으로 본다. 성적차이라고 말하지 못해 성격차이라고 말하는 부부들이 있을 정도로, 두 가지 표현은 동일시 되는 상황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상담 중에 마지막 질문으로 ‘최근 부부관계를 언제했느냐’고 물어본다. 그런 과정을 통해 부부금실만 좋아도, (부부관계가) 비정기적으로 이어져도 이혼까지 안 간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면서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 부부금실 관계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적차이의 원인으로는 “개인적인 취향, 선호, 나쁜 습관” 등을 언급했다. 그는 한 신혼부부의 이혼사유였던 신랑의 사디즘(sadism), 술만 먹으면 강제로 부부관계를 하는 습관 등을 대표적 성적 차이로 규정한 후 “이것이 스펙 결혼의 한계”라며 “결혼 전 충분하게 탐색을 했어야 하는데, 조건 대 조건으로 결혼을 하다 보니 신랑을 그런 사람을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결혼 전에 충분한 교제를 통해 상대의 가치관이나 습관, 성적취향 등을 파악해야 결혼 실패율이 적다는 얘기다.

◇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최강현 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는 “부부금실 관계의 에티켓 등 기본적인 성교육과 성정보들이 없다 보니 습관이 잘못돼서 상당부분 갈등하는 부부들이 많다. 그런 (성적 차이에 따른) 기만상태나 무시상태가 오래되고 골이 깊어지다 보니 결국 헤어지는 부부들이 다수”라며 “성적 차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상담교육을 통해 먼저 알고 개입이 됐다면 그런 부부들의 이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성의 건강성, 부부간의 에티켓, 대화법, 남녀의 차이 등 기초적인 부분들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50~60대든, 40대든, 신혼기든 모두 다 해야 된다”면서 “그런 것이 전제적으로 가지 않으면 많은 부부들이 갈등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성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최 관장이 주장하는 성적 차이의 대부분은 남성으로부터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이나 부부관계 상담이 전무한 것도 한 요인이다. 대다수 남성들의 성교육은 사실상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을 통해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그는 “남자들이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이혼하는 부부의 원고가 70% 정도 여성”이라며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성적 욕구가 50배 정도 강하고, 성적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통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부부전문가로 10여년 정도 일하며 교육을 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대학 과정 때까지 성교육 등을 공식적으로 받아본 게 없다. 이건 정말 문제”라고 지적한 뒤 “남자들이 왜 가사분담을 해야 하는지, 아내에 대한 사랑법, 부부관계에 있어 대화법, 에티켓 등에 대한 교육을 남편들에게 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들은 아침마당을 보고, 주부대학이나 시민강좌를 통해 교육을 받고 있는데 남자들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거리감이 남성들의 퇴직 후 황혼 이혼의 결과로 나타난다”면서 “여자들은 말 그대로 비행기를 타고 하늘나라로 가고 있는데 남자들은 달구지를 타고 가는 형국이다. 이제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대기업에서 퇴직 예정자들을 위한 아버지 교육, 부부교육 등을 많이 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몇 년안에 아버지 교육 등이 일반화 될 것”이라며 “남성의 성습관, 성적 보수성, 가부장적인 모습 등을 개선시키는 작업을 해주면 남녀가 화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가정을 위한 지원이 저출산 대책"

최 관장은 상담을 꺼려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문제를 남에게 꺼내는 것 자체에 대해 피해의식을 느끼고 감추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여성들은 몸이 아파도 산부인과를 안 가고 남자들도 비뇨기과를 안 간다. 이가 아프면 치과를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부부관계에 문제나 흠집이 생기면 누구한테 가야 하느냐. 부부관련 전문가에게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담의 기능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막상 비용을 지불하고 그런 내용을 말하기를 꺼려하는 문화 때문에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에서 가정법원으로 오게 된다”면서 “상담과 교육 가능이 조금만 강화돼도 이혼율을 낮출 수 있다. 상담의 문화가 빛을 발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 관장은 우리 사회의 이혼율을 낮추고, 건강가정을 만들기 위해선 민관의 종합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가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의미에서 건강가정을 위한 노력들을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기업과 시민사회가 다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정이 행복해야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산업통계를 본 적이 있다. 부부관계가 안 좋은 간부일수록 직장에 와서 부하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그것이 얼마나 많은 생산성 저하를 가져오느냐. 부하직원들은 부부관계가 좋지 않으면 잡념이 많아져 산재율이 높아진다”고 기업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함으로써 자녀들도 행복한 사랑과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기본적으로 사회를 건강하게 하려면 정부가 건강가정을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하고 예산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시군구에 200여개의 건강가정지원센터라는 기관이 있다. 거기서 부부교육, 신혼기 교육, 갈등 부부교육은 물론 상담까지 해주는 기관”이라며 “하지만 기관이 예산이 너무 적다 보니 근무하는 직원들의 낮은 급여로 인해 전문가들의 이직률이 높고, 그로 인해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최강현 관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건강과 성 박물관 전경. ⓒ데일리안DB

그는 “또한 예산이 너무 적다 보니 많은 갈등 부부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예산에 우선순위가 있겠지만, 다른 예산을 조절해서라도 건강가정을 위한 교육 예산을 정부가 많이 확보해 줘서 많은 갈등 부부들이 무료로 상담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가 행복하고 금실이 좋아야 애를 낳는다”면서 “이것이 바로 국가의 생존이 달린 저출산 문제의 해결하는 방법”이라고도 했다. 그는 “건강가정을 위한 노력은 애를 낳았을 때 기르는 부분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도 중요하지만, 'Before Service'에 대한 접근도 필요한 것이다. 부부관계가 열악한데 무슨 애를 낳겠느냐”며 “국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런 거부터 고쳐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부부생활을 위해선 '부부우선'과 '상대 단점 수용'해야

최 관장에게 건강한 부부생활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그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부부는 한팀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장서갈등이든, 고부갈등이든 중간자인 부부내외가 부부우선으로 하면 문제가 없다”면서 “출가를 함과 동시에 원가족과 분리가 돼야 하는데, 이 기본원칙이 안 지켜진다. 정확히 말하면 내 아내, 내 자식이 우선이어야 하고, 부모는 후순위다. 둘 다 잘하면 좋겠지만 선택하려면 부부가 우선이 돼야 한다. 이 원칙 하나만 잘 지키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의 단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포기하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 수용한다는 표현”이라며 “상대의 단점 등을 갖고 계속 공격하고 잔소리하면 고쳐지느냐. 부부치료의 권위자인 존 가트만 교수가 ‘부부싸움의 70%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표현한 것처럼 우리는 안 되는 문제를 갖고 계속 공격하고 잔소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의 단점을 일정부분 수용하고 인정하고 포기하는 습관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