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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내용

[경인일보] '제역할 못하는' 성매매여성 자활센터.. (최강현 대한성학회 이사)

[경인일보] '제역할 못하는' 성매매여성 자활센터.. (최강현 대한성학회 이사)

오연근·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7-11-29 제23면

 
매년 수억대 국·도비 지원 
단순 일용직·복지위주 운영 
취·창업 성과없어 효과의문 
실효성 있는 생계 대책 절실
 

성매매 여성 종사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탈성매매를 희망하는 성매매 여성 종사자를 대상으로 자립·자활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경기도내 '자활지원센터'가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지만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돕지 못하고 있어서다.  

수원·평택·동두천 등 도내 곳곳에서 추진 중인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으로 인해 또다시 이들이 다른 지역의 집결지로 유입되는 악순환의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선 센터에 대한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여성가족부와 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는 동두천(82명), 평택(156명), 수원(13명) 총 3곳의 센터에 모두 251명의 여성들이 등록해 자활 지원을 받고 있다. 

각각의 센터에는 매년 4억~5억원의 국·도·시비 예산이 투입된다. 이들이 센터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4년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성공적인 '전업(轉業)'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년 넘게 운영 중인 평택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취업과 창업사례가 없고, 설치된 지 12년이 넘은 동두천의 경우 단순일용직에 취업한 사례가 전부다. 

평택시 관계자는 "기지촌이 있었던 특성상 나이 들고, 몸이 좋지 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취업과 창업 지원프로그램보다 천연비누를 만드는 공동작업장을 운영하거나, 돌보미 사업 등 '복지' 위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센터는 여성들이 대부분 개인적인 사정으로 성매매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돼 마지막으로 찾게 되는 장소로 전락한 실정이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센터의 자활을 통해 사회 진출을 하는 것이 성매매 일보다 더 나은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신뢰 형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량리의 성매매 집결지 정비가 시작되자 이곳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수원으로 유입된 사례 등을 지적하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센터의 본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수원, 성남, 평택, 동두천, 파주 등 도내 5곳의 성매매 집결지에 740여명의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도내 집결지 대부분은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강현 대한성학회 이사는 "가장 중요한 건 여성들에게 '센터'에서의 자활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성공적인 사회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야 한다"며 "예산 등 현실적인 여건을 개선하고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연근·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