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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내용

[한국경제][와글와글] 살림은 전업주부가 해야한다며 육아만 하겠다는 남편..

[한국경제][와글와글] 살림은 전업주부가 해야한다며 육아만 하겠다는 남편

입력 2018-07-04 10:47 수정 2018-07-04 11:21

게티 이미지 뱅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아이를 낳고 육아를 같이 하자던 남편의 엉뚱 논리에 속 터지는 A 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의 남편은 자칭 개념남이다.

전업주부인 A씨가 출산 전에는 대부분의 가사를 하고 남편은 쓰레기 버리는 정도의 일만 부담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남편은 "난 육아를 같이하는 개념 있는 남자야. 당신이 전업주부니까 살림은 맡아서 하더라도 육아는 나랑 같이 하면서 아이 잘 키워보자"라고 말해줘 고마웠다.

하지만 막상 상황에 닥쳐보니 살림과 육아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일은 A씨가 맡아서 해야 하는 처지였다.

"여보 아이 옷 빨래한 거 건조기에 좀 넣어줘."

"그건 살림이잖아. 왜 날 시켜."

"아이 기저귀랑 물티슈 택배 온 거 정리 좀 부탁해."

"그건 살림이지."

"아이 매트랑 침대 좀 옮기자."

"그건 살림. 전업주부가 왜 집안일을 날 시키려고 해. 난 못해."

A씨는 "젖병 씻고 소독하는 것이며 아기 빨래는 그렇다 쳐. 솔직히 아기매트 아니고 우리가 쓸 거 왔어도 힘센 사람이 좀 옮겨주고 깔아주면 안 돼? 심지어 아기 물건인데도 집안일이니 시키지 말라니 너무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에 남편은 "살림은 당신이, 난 육아를 하기로 했잖아. 아기에게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거 아니면 육아가 아니지. 내가 직장생활하면서 돈도 버는데 왜 가사까지 해야 해?"

A씨에 따르면 남편은 아기 같이 목욕시키고 가끔 분유 먹여준 게 육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지 자기는 너무 육아를 잘 도와주고 있다고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백일상을 집에서 차리면서 대여한 백일상 차리는 걸 도와달라 했더니 "이건 육아가 아니잖아. 난 못 도와. 그만 들어가 잘게"라는 남편 때문에 A씨 혼자 무거운 식탁 옮기고 현수막을 달기도 했다.

A씨는 "어디까지가 육아고 어디까지가 살림인 건지 도저히 모르겠으니 조언을 해달라"고 네티즌에게 도움을 구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간단히 말하면 아이가 없었으면 하지 않았을 모든 것들이 육아다"라고 간단히 정의를 내렸다. "예를 들어 일반 설거지는 살림, 아이 젖병 삶는 것은 육아"라는 것.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런 얘기 들으면 진짜 결혼하기 싫어진다. 요리사가 요리를 만들 때 준비된 재료로 섞고 굽고 끓여서 플레이팅만 하나? 재료 구해서 씻고 계량하고 요리한 다음 설거지에 뒷처리까지 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되지 않나. 요리 하나만 만들어도 저 정도인데 아이를 키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수고가 들까", "저런 상황에서 자꾸 자기 입으로 가정적이다 잘하고 있다 하니 어이없다", "그냥 남편은 육아도 안 하고 싶단 얘기다. 저게 육아가 아니면 뭐가 육아인가? 그리고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부모면 당연히 같이 해야 하는 거라고 다시 개념 심어줘라", "전업주부의 일은 청소하기 빨래 설거지 밥 차리기 만이라고 아이 일은 전업주부의 일이 아니라고 해라" 등의 조언을 전했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가정생활에서 가사와 육아는 부부가 원만한 분담.협업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간다"면서 "가사 육아분담에서 각자가 잘하는 분야 즉 남편은 힘쓰는 일을 중심으로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아이 목욕 시키기, 청소하기, 빨래널기 등을 전담하고 바쁠때는 구분하지 말고 서로 도와주는 배려가 부부행복의 시작이다"라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